읽기모드공유하기

[추억속 그사람/한우경]푸근한 '뽀식이 아저씨'

입력 2002-12-22 17:30업데이트 2009-09-17 01:50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한우경
‘뽀뽀뽀’를 보며 자란 내 또래 세대에게 ‘뽀식이’ 이용식 아저씨는 아주 특별한 분이다. 특히 내겐 아버지와 비슷한 외모여서 ‘TV 속 아빠’ 같은 존재였다. 지난해 가을, 이런 대선배와 ‘TV 내무반 신고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의 MC를 맡았었다.

방송 전 걱정이 앞섰다. 이용식 아저씨는 내가 태어난 해에 방송 데뷔를 했으니 까마득한 대선배인 데다 코미디계는 위계질서가 엄격하다고 하는데…. ‘방송 이미지와 딴판인 사람이 많던데 실망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도 따랐다.

그러나 바로 옆에서 바라본 뽀식이 아저씨는 목젖이 보이도록 웃고, 얼굴이 벌게져 목소리를 높일 정도로 열정이 넘쳤다. 가슴 아픈 사연이 나오면 어깨를 들썩이며 목놓아 울어버리고 안타까운 사연이 많은 프로그램 녹화가 끝나면 발길을 집으로 옮기지 못하고, 그 주인공을 찾아가 위로금 몇십만원을 몰래 전하곤 했다.

하지만 아저씨를 존경하는 내 맘과는 다르게 방송에서 그는 엉뚱한 말로 나에게 핀잔을 듣는 역할을 했다. 이런 식이다. “한우경씨, (눈에 힘주면서) 내 눈빛도 특공부대원 못지않게 카리스마가 넘치지 않습니까?” “나 참, 이용식씨, 안과에나 가보시죠(웃음).”

그럴 때마다 솔직히 얼마나 죄송하고 민망했는지 모른다. 코미디언 이주일씨의 장례식에서 오열하는 그의 모습이 방영되던 주에는 ‘뽀식이 아저씨를 괴롭히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 메일을 받은 적도 있다.

첫 방송에서 너무 긴장해 잇따라 NG를 내고 당황할 때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위로해주신 유일한 방송국 선배, 뽀식이 아저씨를 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한우경 MC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