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여행 A to Z]여행 짐싸기

  • 입력 2002년 11월 27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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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을 부칠 때는 잠금여부를 확인하고 연락처가 적힌 이름표를 붙인다. 사진은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동아일보 자료사진
가방을 부칠 때는 잠금여부를 확인하고 연락처가 적힌 이름표를 붙인다. 사진은 항공사 체크인 카운터. 동아일보 자료사진
지난 10월 도쿄 나리타공항에서다. 카메라 삼각대를 들고 항공기를 갈아타기 위해 보안검색을 받는데 여자 검색원이 줄자를 들이대는 것이 아닌가. 삼각대의 기내반입 여부를 따지는 것은 지난 8년 간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던 터라 순간 당황했다. 68㎝. 반입허용 제한(최대 56㎝)을 넘겼으니 휴대할 수 없다고 했다. 삼각대에서 헤드(카메라 장착대)를 분리시켜 나누어 들었다. 그러자 어쩔 수 없었는지 통과시켰다. 이렇게 까다롭게 규정을 지키는 곳은 나리타 공항 뿐이었다. 모두 가 9·11테러 여파다.

지난 여름 중국 선양공항에서는 겪었던 일. 백두산 들꽃 트레킹을 다녀오는 한국인 승객 100여명이 출국 심사를 받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던 중이었다. 공항의 중국인 직원이 오더니 든 짐의 무게가 8㎏을 넘으면 기내반입을 해줄수 없다며 가방 무게를 일일이 재기 시작했다. 이미 짐을 부친 뒤라 모두들 난감했다. 그러나 다행히 출발지연 때문에 애를 태우던 항공사측의 조치로 중량검사는 곧 중단됐고 승객들은 겨우 공항을 빠져 나갔다.

인천공항의 미주 행 체크인 카운터 앞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풍경 하나. 큰 가방을 풀어헤친 채 짐을 꺼내 다른 가방에 나누어 담는 모습이다. 주로 유학생이나 이민을 가는 사람인데 ‘32㎏ 무게제한’ 규정 때문이다. 집에서 짐을 쌀 때 가방 무게를 32㎏에 맞추기란 쉽지 않은 일. 어떻게 되려니 하고 나오지만 항공사는 절대불가다. 어물쩡 넘기려는 사람들 때문에 항공사직원도 진땀을 뺀다. 단 1㎏도 넘기면 안 되는 이유. 중량 초과된 짐을 부리다가 난 사고에 대해서는 항공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란다.

요리 솜씨는 칼 다루는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듯 여행경험의 많고 적음은 가방에 짐 싸는 솜씨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만큼 가방은 여행에 중요한 도구다. 그러나 사람 얼굴만큼이나 천차만별한 것 역시 가방. 9·11테러 이후 강화된 공항과 항공사의 보안검색으로 가방 선택에도 신중해야 한다.

짐은 두 가지, 부칠 짐(Checked Luggage)과 기내에 들고 갈 짐(Carry-On Luggage). 부칠 짐 가방은 넉넉한 것을 준비한다. 돌아올 때는 늘 짐이 늘기 마련이니까. 그리고 반드시 잠금 장치가 있는 것을 마련한다. 중국에서 잠금 장치 없는 가방은 애물단지다. 아예 받아주지도 않는다. 공항상점에서 파는 열쇠를 사서 달거나 체크인 카운터 옆에서 플라스틱 밴드로 열 십자 형태로 묶어주는 포장원(포장비 한화 2000∼3000원)에 돈을 주고 포장해야 한다. 비행기 탈 때마다 생돈이 나간다.

항공사 무료 탁송화물(1인당 2개)의 크기와 무게(개당)도 알아두자. △미주(미국 캐나다 및 특정 남미국가)〓세 변(가로 세로 높이)의 총합이 158㎝, 무게는 32㎏ 이내 △그 밖의 나라〓크기 제한 없이 무게만 20㎏(이코노미석) 30㎏(비즈니스석) 40㎏(1등석)까지. 단,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화물운송 시스템 때문에 짐 크기를 90×70×40㎝로 제한한다.

기내 반입하는 가방(휴대 수하물)은 선택 시 참고할 사항이 많다. 크기와 무게, 수량의 제한이 있기 때문이다. 항공사와 국내·국제선 별로 약간씩 다르니 미리 알아두면 편리하다(표 참조). 9·11테러 이후 스위스칼 등 위험한 물건은 일체 기내 반입이 안되니 반드시 부칠 짐 가방에 넣도록. 위험한 물건 가운데는 손톱깍지와 손톱소제용 줄도 포함돼 있다. 골퍼 가운데는 드라이버만 빼서 들고 가려는 사람도 있다. 9·11테러 이후 절대불가 사항 가운데 하나. 무전기나 리모콘작동 자동차가 휴대품이라면 일단 배터리는 제거한다. 강력한 전파발사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나 관제시스템에 방해를 줄 수 있기 때문. 휴대용 DVD나 VCD, CD플레이어, MD 및 노트북 컴퓨터는 기내 사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이착륙 시에는 전원을 꺼야 한다.

국내선을 타다 보면 이륙 직전 기내에서 거리낌없이 휴대전화로 통화하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진짜 ‘폭탄’이다. 휴대전화 역시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다. 이런 사람을 보면 즉시 통화를 중지시키고 전원을 끄라고 요구하자. 왜냐 하면 내가 피해자가 될 수 있으니까. 휴대전화는 탑승 전 반드시 전원을 꺼야 한다.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기내반입 수화물의 각국 항공사별 허용 규정

제한 규격

캐세이

패시픽

대한

항공

노스웨스트/KLM

국내선

국제선

크기(㎝)

36×23×56

55×40×20

36×23

×56

세 변 길이총합이114

무게

(㎏)

비즈니스이상

7

18

18

규정 없음

이코노미석

12

수량

(개)

비즈니스이상

1

2

1

이코노미석

1

※(1)노트북 카메라 서류가방 핸드백 등 추가 짐은 1개만 허용 (2)외국항공사를 이용 승객은 국내선의 허용 기준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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