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프리드먼칼럼]“北은 폭탄으로 南 돈뜯는 실업자”

입력 2002-11-21 17:56수정 2009-09-17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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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구제불능 실업자가 집 주변에 다이너마이트를 묻은 뒤 이웃들에게 음식과 난방비를 갖다주지 않으면 마을을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한다. 한 경찰관이 마을 주민은 아니지만 자주 드나드는 ‘엉클 샘’에게 전화를 한다. 샘은 실업자를 돕지 말라고 충고하지만 이웃들은 이를 일축한다. “말이야 쉽지, 우리는 이 자와 함께 살아야 한단 말이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사진)은 20일자 ‘불시착을 기다리며’라는 제목의 서울발 칼럼에서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주변 상황을 이같이 비유했다. 그는 “북한처럼 정신나간 국가에는 불시착만이 가능하다”며 “북한이 핵을 줄이고, 식량지원으로 기아가 완화된다고 해도 결과는 혼란과 재앙의 차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요약.

북한 핵 문제가 터지자 미국은 북한을 정신병자 취급하지만 한국인은 따분하게 받아들인다. 수십년 계속된 위협과 햇볕정책 가운데 한국인들은 북한을 전략적 위협이 아닌 ‘정신나간 친척아줌마’ 정도로만 느끼게 됐다.

미국이 왜 북한을 괴롭히느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오히려 아시아경기 당시 북한 여성 응원단에 관심이 많다. 대선 후보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을 의식해 이 문제를 이슈화하지 않는다.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 일본 역시 북한과의 대립을 원치 않는다. 이들은 ‘연기하고 대화하기’ 전략에 의견을 모아가고 있는 것 같다. 북한처럼 정신나간 중무장 국가를 상대할 때는 점진적으로 무장을 해제하고, 식량의 대가로 핵개발을 멈추게 하고,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와 무역을 늘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미국의 정책 선택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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