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물]김재철 무역협회장 “올무역100억달러흑자 예상”

  • 입력 2002년 9월 12일 17시 31분


“올해 무역수지는 당초 예상보다 늘어난 100억달러 흑자가 기대된다.”

김재철(金在哲·67·동원그룹회장) 무역협회장이 1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국책연구소에서 전망한 무역수지 흑자 규모(65억∼85억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숫자다.

김 회장은 “그러나 지금부터가 걱정”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조선 등 주력 수출품목들은 세계 경기에 아주 민감하다. 내년도 수출전망을 얘기하면 틀릴 확률이 더 높다. 5년, 10년 뒤엔 무엇으로 연명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한국은 매우 힘들다.”

각종 규제에 대해서도 뼈 있는 한 마디를 했다.

“이 정부 들어 규제가 적잖이 사라졌지만 핵심적인 규제는 여전히 기업의 목을 죄고 있다. 규제가 없어지면 업무를 중단해야 할 정부 부서가 어디 한두 군데인가.”

김 회장은 사람을 무척 아낀다. 그런데도 그는 99년 무역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구조조정에 나서 협회 직원을 절반가량 줄였다. 그는 “여러 일 중에서 사람 줄이는 게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는다.

그는 부산수산대를 나와 원양어선을 오래 타 ‘영원한 마도로스’로 불린다. 그는 해양문학에 심취한 사색가(思索家)형 경영인이다.

동원그룹에서는 사무실(事務室)에 ‘思務室’이란 현판이 걸려 있다. 그가 선상에서 쓴 글들은 초중고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그는 한 달에 30권 가까이 책을 읽는 독서애호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은 피터 드러커의 ‘넥스트 소사이어티’.

시대변화를 예측하는 피터 드러커의 탁월한 능력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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