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진의 톡톡스크린]"아, 월드컵…"

  • 입력 2002년 6월 4일 16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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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 스미스 아시죠? ‘맨 인 블랙’ ‘알리’로 잘 알려진 배우죠. 올해 초 조사된 ‘할리우드 스타 파워’ 순위에서 덴젤 워싱턴을 앞지르며 흑인 배우 중 가장 잘 나가는 스타로 부상했지요.

그 스미스가 내일(6일) 한국에 옵니다. 다음달 개봉되는 ‘맨 인 블랙2’의 홍보 때문이죠. 편당 개런티가 2000만달러가 넘는 스타 중 내한했던 배우는 톰 크루즈 정도지요. 하지만 대만 홍콩 방문을 겸해 한국에 반나절만 있다 간 크루즈와 달리, 스미스는 아시아 국가(일본 제외)중 한국을 ‘콕 찍어’ 온다네요. 게다가 이례적으로 3박4일간 묵으며 홍보활동을 한다는군요. 이는 한국영화시장의 비중이 그만큼 커졌음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스미스의 인터뷰 스케줄을 담당하는 한국 홍보사 측은 한숨만 쉬고 있지요. 월드컵 열기에 가려 모처럼 온 거물이 자칫 ‘찬밥’ 신세가 될 형편이니까요.

스미스는 기자회견 다음날 일간지와 1시간짜리 개별인터뷰도 하겠다고 했답니다. 홍보사 측은 동아일보 등 주요 일간지에 인터뷰를 제안했으나 모두 어렵다는 반응 뿐이었습니다. 폭주하는 월드컵 특집에 밀려 그의 인터뷰를 내보낼 지면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홍보 담당자는 늦은 밤까지 신문사를 찾아다니며 “인터뷰를 성사 못시키면 사표라도 써야 할 지경”이라며 ‘읍소작전’까지 폈지만 아직까지 일간지 인터뷰는 한 군데도 못 잡았더군요.

스미스의 예에서 보듯, 영화쪽은 월드컵으로 인한 타격이 꽤 큽니다. 무엇보다 축구중계를 보느라 극장에 오는 관객이 30∼50%나 줄었다네요. 하긴 저같이 축구에 관심없는 사람도 회사에서 기사를 쓰다 말고 TV 앞에 앉게 될 정도니까요.

따지고 보면 신문기자들도 월드컵 ‘피해자’죠. 통상 일요일자 신문을 발행하지 않으므로 기자들은 토요일이 휴일인데요, 이번 월드컵 기간 중엔 경기 속보를 위해 일요일자를 내기 때문에 토요일에도 출근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이 16강에만 오른다면 일주일 내내 출근해도, 한달 내내 야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10일 치러질 미국전의 필승을 기원하며 응원 한 번 해볼까요?

(박수 다섯 번) 짝-짝, 짝-짝-짝(두 팔을 쭉 펴고) 대∼한.민.국! ^^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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