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cer report]16강 열쇠는 ‘자기관리’

  • 입력 2002년 4월 3일 17시 56분


거스 히딩크 축구 국가대표 감독이 3일 귀국했다. 유럽전지훈련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대표선수들도 12일 다시 소집된다. ‘짧은 휴식’을 끝내고 다시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2개월을 매진하게 된다.

한국축구대표팀은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전술 훈련과 실전 평가, 체력 보강 등 히딩크 감독이 해야 할 일은 많겠지만, 선수들에게는 우선 ‘철저한 자기 관리’를 당부하고 싶다. 선수들 개개인이 컨디션을 최고치로 끌어 올린 뒤에 월드컵 본선을 맞아야 한다.

올 들어 가진 두 차례의 전지 훈련을 통해 한국 선수들의 체력이 좋아졌다는 평을 많이 듣는다. 그러나 그런 평가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체력은 끌어 올리는데 오랜 기간이 걸리는 반면 이른 바 ‘망가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팀 훈련과 더불어 스스로도 체력 관리, 컨디션 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선수 개인의 노력 없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드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유럽전지훈련 동안 가진 평가전에서 한국은 수비에서는 일단 합격점을 받았지만, 다양한 공격 전술의 개발이 필요한데다 게임 리더가 없다는 면에서는 여전히 보완할 과제를 안고 있다.

홍명보가 가세하면서 수비 라인이 안정됐고 미드필드가 수비에 가담하는 능력도 상당히 나아졌다. 이에 비해 공격에서는 아직도 마무리가 부족하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부정확한 것도 문제다. 경기를 전체적으로 조율해갈 능력을 가진 선수가 있어야 한다.

미주와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한국은 16강 진출 가능성을 50% 정도로 끌어 올렸다고 본다. 물론 이런 계산에는 한국에서 월드컵 대회를 치른다는 ‘홈 그라운드의 잇점’도 포함된 것이다. 더구나 얼마전 일본이 폴란드를 상대로 선전한 것은 한국에게도 고무적이다. 일본은 한국팀이 폴란드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월드컵에서는 폴란드도 평가전과는 다른 각오로 나서겠지만, 우리 선수들이 눈여겨 보았어야 할 경기였던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일본도 했는데…”라며 지나친 자신감에 빠져 있는 것은 곤란하다. 한국이 2-0으로 이긴 핀란드가 포르투갈을 4-1로 꺾었다고 해서 한국이 포르투갈을 5-0 정도로 이길 수 있다 생각할 수는 없다. 여전히 한국에게 포르투갈은 힘들고 어려운 팀일 것이다. 한국선수들이 폴란드를 만난 일본과 같은 경기를 월드컵에서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노력과 관리가 요구되는 것이다. 월드컵까지의 두달은 결코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아주 짧은 기간도 아니다. 그 기간동안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강화한다면 16강 진출의 희망은 있다.

본보 축구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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