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0년뒤 뭘로 먹고사나]기업들 고부가가치技術개발 열기

입력 2002-03-31 21:29수정 2009-09-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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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의 경북 구미공장 한 쪽에는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밖에 안되는 실이 기계에 걸려있다. 이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물건이 이 회사에 하루 2억원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상품’이다.

‘한국에서 생산되는 가장 가는 실’인 ‘해도(海島)형 초극세사(超極細絲)’는 천연가죽을 대신해 드레스 재킷 코트 스포츠의류 소파 벽지 카시트 등에 쓰인다.

가죽과 같은 질감을 내면서도 가죽에는 불가능했던 염색을 할 수 있어 파스텔톤의 무스탕 등이 생산될 수 있다.

기업들의 생산현장이 미래를 여는 희망의 기술을 찾으려는 열기로 뜨겁다. 틈새시장을 뚫고 없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사실 기업이 고부가가치기술 개발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 비용은 많이 드는 대신 반드시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 하지만 많은 기업이 그 ‘좁은 문’을 여는 ‘열쇠’를 찾는 데 힘을 쏟는 것은 그 문 뒤의 세상에 ‘넓고도 가치있는 미래’가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은 1980년대 초반부터 ‘초극세사’를 연구해 오랜 시행착오 끝에 98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원가절감 기술을 도입해 경쟁상대인 일본 업체들의 반값에 생산한다. 50만∼80만원 하던 무스탕이 최근 15만원 선으로 떨어진 것도 이 덕분.

지난해 초극세사로 전체 매출의 3.8%인 50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는 중국시장 등 해외에도 진출해 올해는 700억원, 2005년에는 150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충남 당진군에 자리잡은 동부제강 아산만 공장에서는 매일 1100t씩 0.13㎜ 두께의 ‘주석도금 강판’이 생산된다. 이 강판은 캔커피, 참치캔 등 식음료 캔으로 바뀌어 세계 소비자들 앞에 나선다.

종잇장처럼 얇은 이 강판은 지금까지 일본 업체에서 주로 생산해왔다. 동부제강은 99년 11월부터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공장을 완성했고 한국 최초로 생산을 시작했다.

유명 다국적 식품 회사인 N사, H사에 이 강판으로 만든 캔을 납품하기로 장기계약하는 등 세계 시장을 뚫은 덕분에 동부제강은 세계 철강업체들이 불황을 겪었던 작년에도 연초 보다 연말 영업이익이 2.5배 늘어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새한에서 분사한 새한에너테크는 노트북PC 개인정보단말기(PDA) 등 정보통신장비에 반드시 들어가는 배터리인 ‘2차 전지’로 분사 1년 만에 탄탄한 회사로 성장했다. 매출 198억원에 순이익 9억원.

이 회사는 올 7월부터 가볍고 얇으면서 환경공해가 거의 없어 기존 리튬이온전지를 대체할 폴리머전지를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 매출 768억원, 순이익 65억원의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자신한다.

한승우 사장은 “우리의 기술은 소니 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기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새 제품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진천에 있는 옵토웨이퍼테크는 광통신용 화합물 반도체인 ‘빅셀’을 생산 중이다. 빅셀은 광통신 인터넷을 이용할 때 변환기 속에 들어가는 부품으로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보다 50배가량 빨리 인터넷을 할 수 있게 한다. 손톱만한 두께의 2.5인치짜리 빅셀은 장당 5000달러(약 650만원)에 미국 일본 등지로 팔리고 있다.

김영상(金榮相) 사장은 “처음에는 자본금이 부족해 장비를 사지 못하고 창업 멤버들이 기계를 직접 만드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장성 하나만 믿고 개발에 뛰어들어 이제는 자리잡았다”며 “98년 12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올해 24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 진천〓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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