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것만은…]"지방은 고급숙박시설 부족"

  • 입력 2002년 2월 25일 20시 27분


부르조아화장품 한국지사 부사장인 덴마크인 클라우스 울라어(37·사진)는 올해 간절히 기다리는 게 두 가지 있다.

하나는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첫 아기의 탄생이고 다른 하나는 6월에 있을 월드컵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기다.

100일이 채 안될 아기를 안고 부인과 함께 덴마크 국가대표팀의 경기를 볼 수 있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터. 문제는 경기 티켓을 아직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9월만 해도 한국이 월드컵을 치를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준비가 소홀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마치 마술처럼 모든 준비가 끝이 났더군요.”

한국에 온 지 6년반. 1996년 모 우유회사 마케팅 담당이사로 와 지난해 지금의 프랑스 회사로 옮겼다.

어렸을 때부터 축구는 울라어씨에게 삶의 일부분이었지만 한국에 와서는 직접 경기장에 가 본 적이 없다.

다만 TV로만 경기를 보면서 그는 국가대표팀의 경기는 관중이 꽉 들어찬 데 반해 국내 K리그 경기는 썰렁할 정도로 텅빈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했다.

“진정한 축구팬이라면 국내 축구리그 경기에도 똑같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고 봐요. 축구 그 자체에 대한 사랑, 그것이 월드컵을 성공으로 이끄는 열쇠라고 믿습니다.”

울라어씨는 월드컵 기간에 국내 숙박 상황은 적어도 수적으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부산 대구 대전 등 지방에 VIP급 손님이 머물 만한 고급 숙박업소가 모자란다고 지적했다.

“예전에 본사 손님들을 모시고 지방에 가더라도 숙박은 꼭 서울에서 하곤 했지요. 비행기로 많이 걸려야 40분이니까요.”

많은 사람들이 우려하는 교통문제도 짝홀수제를 실시한다면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울라어씨는 보고 있다. 또 교통표지판의 영문 표기도 웃음이 날 정도로 터무니없는 것이 있지만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덴마크 사람으로 프랑스 회사에서 일하면서 덴마크와 프랑스의 경기를 본다면 어느 쪽을 응원하게 될까.

“당연히 조국 덴마크죠.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울라어씨는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대답했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