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것만은]"인도 오토바이 불법통행 섬뜻"

  • 입력 2002년 2월 20일 18시 23분


“제게 한국은 ‘제2의 고향’입니다. 포르투갈과 한국이 함께 16강에 진출할 수 있도록 힘껏 응원해야죠.”

올해로 한국 생활 6년째인 포르투갈의 파체코 알바로 신부(31). 현재 경기 부천의 꼰살라따 선교수도원에 있는 그는 20일 “이번 월드컵대회가 먼 나라로만 인식됐던 한국과 포르투갈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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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의 제2도시인 오포르토가 고향인 그는 영국에서 신학을 공부한 뒤 1996년 11월 선교사로 한국에 왔다. 어릴 때부터 깊은 관심을 가졌던 아시아, 특히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고 싶었기 때문.

“처음엔 언어와 음식 등이 너무 달라 힘들었지만 지금은 한국의 모든 것에 푹 빠져버렸죠.”

초등학교 시절 축구대표였던 그는 한때 프로선수가 꿈이었을 정도로 ‘축구 마니아’다. 지난해 축구경기 도중 무릎을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외국인 축구동호회의 공격수로 매주 한번씩 경기를 치렀을 정도로 축구에 대한 사랑과 월드컵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루이스 피구나 루이 코스타 등 포르투갈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들을 직접 볼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는 그는 한국과 포르투갈전에 대해 “최근 포르투갈팀의 부진과 최용수, 안정환 등 한국 선수들의 기량을 감안할 때 포르투갈의 승리를 낙관할 순 없다”고 전망했다.

얼마 전 전북 전주의 월드컵경기장을 둘러본 그는 “완벽한 경기장 시설과 아름다운 주변 경관에 놀랐다”면서 애정 어린 지적도 잊지 않았다.

그가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사항은 의사소통 불편과 난폭운전.

“가게나 음식점에서 말이 제대로 안 통해 난처한 경우가 많다는 점과 과속, 끼어들기가 다반사인 한국의 교통 무질서가 월드컵 개최국의 이미지를 흐릴까 걱정됩니다.”

부실한 표기로 혼란스러운 도로 표지판과 인도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의 불법 통행 등도 속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고 음식점의 메뉴에 외국어 표기를 싣고 외국 손님을 위해 나이프와 포크 등을 준비하는 ‘작은 배려’도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외국 관광객이 주로 이용하는 택시의 경우 여전히 불친절하고 탑승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며 대중교통의 서비스 개선에도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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