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영화]입장료 7000원 절반이 극장 몫

  • 입력 2002년 1월 3일 17시 58분


서울 개봉관을 기준으로 할 때 영화 입장료는 7000원이다.

영화는 2시간여동안 가장 값싼 문화상품이다. 대학로의 연극 관람료가 2만, 3만원에 이르고, 잘 나가는 뮤지컬이나 클래식 공연은 10만원대를 넘어서는 데 비하면.

이 7000원은 엄청난 ‘마술’을 부린다. 영화진흥위원회가 추정하는 지난해 영화 관람객 수를 약 8000만명. 이를 조조할인이나 지역에 따른 입장료의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계산하면 지난해 영화의 박스 오피스 규모는 약 5600억원이다.

그러면 관객이 관람료로 지불한 7000원은 누가, 얼마나 가져갈까.

입장료 7000원에는 10%의 부가세(597원)와 6.5%의 문예진흥기금(427원)이 포함돼 있다. 이를 빼면 5976원이 남는다.

5976원을 극장과 영화 제작(수입)사가 5대 5(외화는 4대 6) 비율로 나눈다. 따라서 한국 영화의 경우 극장몫을 뺀 나머지 절반인 2988원을 제작사 투자사 배급사가 계약에 따라 나눈다.

‘시네마서비스’ ‘CJ엔터테인먼트’ 등의 배급료는 2988원의 5∼15% 수준이다. 제작 투자 배급사가 단일 회사라면 리스크가 큰 대신 ‘대박’이 터질 경우 엄청난 수입을 벌어들일 가능성이 높다.

최근 한국 영화의 제작사들이 외화 수입사처럼 극장에게 40%만 주겠다며 ‘극장 부금(賦金) 비율’을 개선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잇따라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한국 영화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외화에 맞먹는 대접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김갑식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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