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E&B클럽]아이와의 의사소통,강요말고 선택의 기회를

입력 2001-11-01 18:13수정 2009-09-19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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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만 두 살이 된 재윤이는 말을 곧잘 한다. 어눌한 발음이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대부분 표현하고 아빠 엄마의 말을 제법 알아듣는다. 말을 하기 전에는 재윤이와의 대화는 한방향이었지만 말을 하기 시작하자 대화가 오고가면서 아이와의 의사소통이 어떤 것인가를 알기 시작했다.

하루는 재윤이가 TV 앞에서 아빠와 실랑이를 벌이고 있었다. 아이는 어린이 비디오를 보고 싶어서 아빠에게 조르고 있었고, 아빠는 이미 한번 본 비디오니까 이제 아빠가 TV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의 대화를 듣고 있으니까 분명 재윤이는 아빠의 말을 다 알아듣는 듯 했다. 반면에 아빠는 재윤이의 말을 알아 듣기는 하지만 그 맘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비비보(비디오) 볼래요” “안돼. 벌써 한번 봤잖아. 이젠 아빠 차례야” “그래도 또 볼래” “안돼. 너도 양보할 줄 알아야지”

뭐 이런 식이었다. 결국 재윤이는 울면서 내게 뛰어왔고, 자기 뜻대로 비디오를 보게 되었다.

언젠가 보았던 아동과의 대화 방법이라는 책이 생각났다. 그 때는 결혼 전이고 학생 때이므로 그것이 피부에 와닿지는 않았지만 이제 와서 다시 생각해보니 아이들한테는 아이들의 대화방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른들은 자신의 입장에서 바라보니 아이들과 대화가 안 통하고 아이들게게 상처를 주눈 것 같다.

재윤이와의 대화에 나는 두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다. 한 가지는 아이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는 것이고, 두 번째는 상황을 그대로 설명하는 방법이다.

언젠가 재윤이가 머리를 안 감는다고 도망 다닐 때 나는 재윤이를 붙잡아 놓고 제안을 했다.

“머리 감고 동화책 볼래, 아니면 머리 안 감고 잘래?”

아이는 선뜻 머리를 감겠다고 했다. 이처럼 아이에게 무언가를 하라고 강요하기 보다는 두 가지 안을 주고 선택하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두 번째 원칙은 재윤이가 뭔가를 잘못했을 때 마구 야단치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그대로 설명해줌으로써 아이가 스스로 깨닫게 하는 방법이다. 하루는 재윤이가 자기 방에서 장난감이며 그림물감 등을 사방에 어지럽게 널려놓고 그냥 나오는 것이었다. 따끔하게 야단치고 싶었지만, 그렇게 야단을 치면 애는 알아듣지 못하고 울음만 터뜨릴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나는 “방이 엉망이구나. 이렇게 어지러우면 엄마가 미끄러지겠다” 하고 말했다. 그러자 재윤이는 “내가 치울게” 하면서 스스로 장난감을 치웠다.

물론 이런 대화가 항상 효과적으로 아이의 자율적인 행동을 끌어내지는 못한다. 하지만 부모로서, 특히 아이가 이제 갓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 부모와 대화가 시작되는 때는 아이들과의 대화 방법이 중요한 것 같다.

부모의 입장에서 화가 나거나 애를 교육시킨다는 생각에 적절치 못한 말로 아이들을 야단치거나 훈계를 하는 경우가 있다.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에 있는 아이들도 곧잘 부모와는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이 모든 것들이 아이의 책임이라기 보다는 자녀들과의 효과적인 대화 방법을 모르는 부모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항상 같이 지내고, 옆에서 돌봐주는 아이들일지라도 부모로서 해야 할 말과 효과적인 방법이 있는 것 같다. 이런 아이들과의 대화 방법은 올바른 부모교육을 통해서 얻어진다. 인터넷 상에서도 올바른 부모교육을 위한 사이트가 많이 있다.(부모교육〓www.bumo.or.kr,한국 심리교육연구소〓www.mindpia.org, 충북초등인성교육연구회〓ins.ict.or.kr)

이런 사이트에서는 아이들과의 바른 대화습관과 아이들의 심리 등에 대한 유익한 정보가 많이 있다. 올바른 자녀교육을 위한 지름길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김유진(31·경기 성남시 분당구 분당동·nausikala@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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