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동아사이언스]에어컨 1대=눈 120톤

  • 입력 2001년 8월 15일 18시 49분


밤낮을 가리지 않은 한더위에 큰 맘 먹고 에어컨을 장만한 가정이 많을 것입니다. 덕분에 여름 더위를 잘 넘겼지만 얼마 있지 않아 전기요금고지서를 받고 나면 사정은 달라질 것입니다. 정말 전기요금 걱정 않고 한 여름을 시원하게 해줄 에어컨은 어디 없을까요.

겨울에 내린 눈이 그 답이 될 수도 있습니다.

에어컨의 원리는 액체상태의 냉매가 기체로 되면서 방안의 열을 흡수해 온도를 내리는 것입니다. 기체상태의 냉매는 다시 압력을 가해 액체상태로 만들어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눈은 바로 이 냉매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선 단열재로 처리한 창고에 눈을 쌓아 둡니다. 그리고 창고와 실내를 파이프로 연결해두고 물이 흐르게 합니다. 눈이 가득 찬 창고를 지나면서 차가워진 물이 방안을 지나면서 열을 흡수해 실내 온도를 내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눈을 얼마만큼 보관해야 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을까요.

에어컨의 능력은 냉동t이라는 단위로 표시합니다. 우리는 일본식 냉동t을 쓰고 있는데 여기서 1냉동t은 시간당 0℃의 물 1t을 같은 온도의 얼음으로 만들 수 있는 열량을 말합니다.

0℃ 얼음 1㎏이 같은 온도의 물로 변할 때 주변으로부터 79.68㎉의 열을 흡수합니다. 그러므로 1냉동t은 79.68㎉/㎏×1000㎏/24시간〓3320㎉/시간입니다. 보통 가정은 약 2냉동t의 에어컨 용량을 가지므로 이 에어컨의 능력은 6640㎉/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여름철 3달 동안 하루 8시간씩 에어컨을 가동한다고 가정하면 필요한 열량은 6640㎉/시간×8시간/일×90일〓4780800㎉입니다. 먼저 알아본 것처럼 얼음 1㎏이 물로 변할 때 주변으로부터 79.68㎉의 열을 흡수하므로 필요한 얼음, 즉 눈의 양은 4780800㎉/(79.68㎉/㎏)〓60000㎏입니다.

즉 60t의 눈이 있어야 됩니다. 또 아무리 단열을 잘 해도 약 절반의 눈이 녹는다고 보면 필요한 눈의 양은 120t으로 늘어납니다. 겨울에 이 정도 눈을 쌓다보면 추위도 사라지는 효과도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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