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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루그먼 칼럼]'亂개발'정책이 도시팽창 주범

입력 2001-05-28 18:58업데이트 2009-09-2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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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필자는 도시의 팽창과 그로 인한 교통체증이 점점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는 내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그런데 그 글이 나간 후 놀라울 정도로 많은 독자들이 필자에게 편지를 보내왔다. 도시의 팽창을 야기하는 주범은 인구증가인데, 미국의 인구가 증가한 것은 순전히 이민들 때문이라는 내용이었다.

필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 독자들과 같은 의견을 가진 미국인들의 숫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러한 반(反)이민 정서를 가진 사람들의 숫자가 아직은 그리 많지 않지만, 언젠가는 정치적 세력으로 간주될 수 있을 만큼 이들의 세력이 커지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민들 때문에 도시문제가 생겨난다는 주장은 대부분 근거 없는 얘기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거짓은 아니다. 인구가 늘어나면 집도 자동차도 더 많이 필요해지므로 도시는 필연적으로 팽창하게 된다.

그러나 인구증가는 도시 팽창의 두 번째 요인에 지나지 않는다. 토지의 난개발이 바로 도시 팽창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첫 번째 요인인 것이다. 예를 들어 애틀랜타나 휴스턴의 인구는 뉴욕시의 5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교통 체증은 뉴욕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잘못된 토지개발 정책 때문이다.

그렇다면 반 이민 정서가 왜 생겨난 것일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아마도 문화적 불안감 때문인 것 같다. 필자가 살고 있는 뉴저지주의 신개발 주택가를 예로 들어보자. 원래 이곳은 옥수수를 재배하는 농장과 전통적인 소도시가 있던 곳이었다. 하지만 새로 주택단지가 개발되면서 대형 쇼핑센터와 고속도로가 들어서고 백인이 아닌 이민들이 대거 이주해왔다. 따라서 원래부터 이곳에 살던 주민들은 자신들의 고향이 변해버린 것이 당연히 이민들의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 이민들은 미국이라는 나라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외국에서 이주해온 재능 있는 기술자들은 컴퓨터 등 기술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게다가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일본과 일부 유럽 국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비해, 미국은 이민들에게 문호를 개방한 덕분에 그런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이민들이 미국에게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로 바로 ‘미국의 꿈(American dream)’을 들 수 있다. 외국에서 이주해 와서 끊임없는 노력으로 차근차근 사회적 신분상승을 이룩해나간 사람들의 전설적인 이야기가 바로 미국을 구성하고 있는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이런 이성적인 반론에도 불구하고, 반 이민 운동은 오래지 않아 꽤나 불쾌한 정치적 폭풍으로 성장하게 될 전망이다.

(http://www.nytimes.com/2001/05/23/opinion/23KRUG.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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