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NGO회원]"바쁘다 바빠"   김성훈 前농림부장관

입력 2001-03-16 16:06수정 2009-09-21 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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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운동가로의 변신이 아니죠.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해야 맞습니다."

내셔널트러스트운동본부의 공동대표·전국농민단체협의회 고문직도 모자라 16일에는 경실련 통일협회 이사장직에 취임한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현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은 최근 언론보도에 '불만 아닌' 불만을 털어 놓았다.

"저는 원래 ngo출신입니다. 시민운동가로서 고향에 돌아온 셈인데 변신이라는 단어는 맞지 않죠."

모두 다 굵직굵직한 단체들인데 고문직을 병행하기가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김교수는 '쓸데 없이 노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없단다. 술을 먹거나 노는 데 시간을 뺏기지 않아 맡은 직분들을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항상 즐겁게 시민운동을 하기 때문에 요즘은 오히려 예전보다 여유로운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김교수는 말한다.

"주어진 직분이 많긴 하지만 제가 일하기에 달렸죠. 제 지식·전문성을 사회에 바치면서 일한다는 것이 얼마나 즐겁습니까"

특히 이날 이사장으로 취임한 경실련 통일협회는 자신이 초대 운영위원장을 맡았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욱 각별한 단체.

"9년 전에 운영위원장을 맡았었죠. 다시 돌아오니 여성들이 흔히 말하는 친정에 온 기분, 그런 기분이 들어요."

김교수는 다시 ngo에 돌아오면서 일을 더욱 잘할 자신이 생겼다고 한다. 2년 5개월간 농림부장관으로 국정을 운영하면서 경험한 것을 시민운동에 접목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대부분 장관직을 떠나면 스스로도 일을 안하려 하고 또 주위 사람들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전 행복해요. ngo에서 옛날 그대로 대해주는 것도 고맙고 이리저리 불러주는 것도 고맙죠."

그러면서 자신이 관련된 단체를 쭉 불러주는 데 많으리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많다. 소비자문제를 위한 시민의 모임·소비자연맹·환경운동연합·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등등.

"행사 때마다 다들 어찌나 부르는지 너무 즐거워요. 오라는 곳이 너무 많아요."

인터뷰 내내 "일하는 게 즐겁다" "불러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빼놓지 않는 김교수. 그는 현재 중앙대에서 3과목이나 강의를 맡고 있어 빡빡한 일정에 피곤할만도 한데 학교생활 역시 김교수는 "즐겁다"고 대답한다.

"너무 즐겁죠. 학부학생들을 가르치다보면 몸도 마음도 젊어져요. 처음엔 세대차이도 느꼈지만 이제는 다 적응이 됐죠. "

그러면서 호탕하게 웃는 김교수의 웃음소리가 영락없는 20대. 젊어졌다는 그의 말이 맞는 듯 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 보여 특별히 하는 운동이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한다.

"운동이요? 시민운동 하잖아요."

재치있는 농담까지 잊지 않는 그는 스포츠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시민운동에만 폭 빠져 있단다.

시민운동에서 사는 보람을 느낀다는 김교수. 빡빡한 일정에 남는 시간도 없을 듯 한데 회고록을 집필 중이라니 놀랍다.

그와의 인터뷰를 마치면서 엉뚱하게도 김장김치 생각이 났다. 처음엔 풋풋한 맛이 나고 오래된 후에는 발효된 깊은 맛이 나는 김장김치.

오랫동안 쌓아온 연륜에도 '항상 즐겁고 항상 겸손한' 초심을 잃지 않는 김교수에게서 김장김치 맛, 아니 멋이 났다.

이희정/동아닷컴 기자 huib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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