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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루그먼칼럼]"美경제 98년과 유사 V자형 반등 가능성"

입력 2001-02-26 18:33업데이트 2009-09-21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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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경제전망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낙관론자들은 미국 경제가 V자 형태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경기가 일시적으로 둔화됐으나 곧 반등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좀더 신중한 사람들은 U자 형태를 이야기한다. 경기가 결국에는 회복되겠지만 낙관론자들의 전망보다는 회복에 이르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는 예측이다. 1990∼91년에 있었던 경기침체 양상이 이와 비슷했다.

투자자들은 V자 U자 논쟁을 투자의 중요 요소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조금만 참고 기다리면 지난해 기업실적이 조금 부진하다고 주가가 폭락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기술주는 지금이 아니라 몇 년 뒤를 내다보고 투자한 것이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오늘날의 투자자들은 훨씬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마치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경기 호황이 영원히 끝나버렸고 이번에 발표된 기업실적이 미래의 모든 일을 규정한다고 믿는 모습이다.

이런 극단주의적 비관론자들은 현재의 경기 모습이 L자형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지금 우리가 슬럼프에 빠졌으며 회복까지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은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90년대 일본의 장기침체와 비슷하다는 이야기다.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먼저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 을 확인해야 한다. 즉 금리를 내리더라도 경기부양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 접어들었는지를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당신은 정말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자율을 제로에 가까운 수준으로 내리더라도 경기가 반전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지금으로서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지 않았다는 게 훨씬 설득력이 있는 시나리오다.

경기 모습을 단언하기에는 주변의 불확실성이 너무나 크다. 그러나 필자는 V자형 경기회복에 한 표를 던지려고 한다. 걱정스러운 것은 자금시장의 투매현상과 경제전문 미디어의 호들갑이다. 경제의 기초체력과는 상관없이 지금의 경기둔화를 더욱 심각한 상황으로 몰고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은 90년대 초반 경기침체기가 아니라 98년 주가 대폭락 시기와 닮아있다. 당시 금융시장의 패닉상태는 꽤 심각해 보였으나 상황은 재빠르게 반전됐다.

시장 분위기를 바꾸려는 FRB의 노력이 아직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 98년에는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앨런 그린스펀 FRB 의장을 도왔고 시장은 곧 안정을 되찾았다. 그러나 지금의 행정부는 불과 며칠전까지도 부정적 인 것을 강조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비관주의가 팽배한 분위기로는 경제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바꾸기 힘들다. 그러나 머지 않아 이번 경기둔화는 비관주의가 빚어낸 간사하고 잔인한 결과로 판명될 것이다. 또 그 기간조차도 매우 짧을 것이다.

<정리=차지완기자>marud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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