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NGO는요]한국독립영화협회

  • 입력 2001년 2월 23일 20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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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같으면 저렇게 안 만들텐데…

입소문이 난 영화는 의무감에서라도 봐야 하는 축에 드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투덜거린 적이 있을 것이다. 저 장면은 카메라를 들고 뛰어야지 또는 저 바다는 보다 높은 곳에서 찍어야 제맛인데…

그러나 영화는 돈이 드는 예술이다. 억대에서 많게는 100억원 정도 제작비가 드는 장편영화를 보통사람들이 꿈꾸기란 쉽지 않다.

한국독립영화협회는 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단체다. 이 영화인들은 거대자본에서 독립해 작가의 주관대로 영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독립영화협회가 주관하는 행사중 하나인 ‘독립영화, 관객을 만나다’를 보기 위해 23일 서울 소곡동 아트선재 센터를 찾았다. 22회째를 맞는 이날 행사에는 이달초 프랑스 끌로르망-페랑 단편영화제에 초대받았던 한국독립영화들이 상영되고 있었다.

컴컴한 극장 안. 눈이 어둠에 적응되지 않아 핸드폰 불빛을 이용해 자리에 앉았다. 높은 곳에서 바라본 좁은 골목 장면이 이어지고 차를 고치는 두 남자와 한 여자가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눈은 점점 화면에 적응되고 의식은 영화의 줄거리를 따라잡기 시작한다.

이민경씨가 연출한 '상식'이란 작품이다. 20분짜리 16mm필름에 한동네에 사는 3명의 여성이 비슷한 '몰상식'과 얽혀있는 하루를 담았다.

끌로르망-페랑에서 한국 단편영화의 인기는 대단했다. 독립영화협회의 김연호 사무처장은 “단편영화의 깐느영화제라 불리는 끌로르망-페랑에 초대됐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평가했다.

김사무처장은 “한국에서 1년에 300여편의 단편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데 외국인들도 놀라워했다”며 “한국영화가 민족이나 사상 문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는 평을 들었다”며 양적 질적으로 성장한 단편영화를 자랑스러워했다.

독립영화협회는 매달 1회 열리는 이 행사 말고도 지방순회상연인 ‘유랑극장’과 해외영화제 참가 등의 행사를 열고 있다. 또 ‘독립영화’와 ‘한국독립영화의 모든 것’이란 계간지를 펴낸다.

독립영화협회의 회원은 200여명. 이중 개인회원은 35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푸른영상 등의 다큐멘터리 단체를 포함한 단체 회원이다.

독립영화홈페지(http://www.coincine.co.kr)에 가면 무료로 독립영화협회 작가들의 작품을 동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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