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핫이슈]김병현의 올시즌 보직은?

  • 입력 2001년 1월 18일 11시 07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뛰고있는 '한국형 핵잠수함' 김병현의 올 시즌 보직은?

김병현은 내심 선발진 한자리를 꿰차고 싶은 심정으로 예년보다 빨리 몸만들기에 돌입했지만, 애리조나의 마운드 운용계획을 살펴보면 김병현의 희망대로 일이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일단 붙박이 마무리 투수 자리는 힘들어졌다. 작년시즌 부상으로 김병현과 교대로 마무리투수로 나섰던 매트 맨타이가 4년간 총 2200만달러에 장기계약을 했다.

맨타이는 17일(한국시간)까지만 해도 애리조나와의 연봉협상에 실패해 팀을 떠날 것으로 관측됐었다.

지난달부터 연봉 및 계약연장 협상을 벌여온 애리조나와 맨타이가 합의도출에 실패해, 연봉조정 신청을 냈기 때문이다.

매년 1000만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 구단 직원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을 선언한 애리조나가 맨타이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연봉조정 신청 이틀만에 맨타이의 장기계약이 성사됨으로써 김병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진 셈이 됐다.

그렇다고 김병현의 희망대로 선발투수진에 진입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애리조나의 올시즌 선발투수진은 에이스 랜디 존슨, 커트 실링, 브라이언 앤더슨, 토드 스토틀마이어, 아만도 레이노소로 짜여질 전망이다.

일말의 희망은 애리조나의 4,5선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

4선발을 맡을 스토틀마이어는 지난 1999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17번, 그리고 2000년에는 어깨부상으로 인해 18번밖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5선발 아만도 레이노소는 지난해 5.27의 높은 방어율을 기록했다. 애리조나는 그를 자유계약 선수로 풀어준 후 싼값에 다시 영입했을 정도다.

김병현은 시즌초반 불펜에서 대기할 것으로 보인다. 애리조나는 올시즌 김병현에게 셋업맨의 역할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당장 선발진에 진입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김병현이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한다면 선발로 나설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은 있다.

최용석/ 동아닷컴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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