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읽기]KBS1 환경스페셜 '곤충의 사생활' 엿보기

  • 입력 2000년 7월 4일 18시 57분


곤충의 ‘은밀한’ 사생활을 엿볼 수 있는 깔끔한 자연 다큐멘터리 한편이 선보인다.

5일 밤 10시에 방영되는 KBS1의 환경스페셜 ‘곤충의 사생활(2)-사랑’편은 지난주 곤충의 생존법을 다룬 ‘곤충의 사생활(1)-투쟁’에 이어 이번에는 ‘사랑법’을 다뤘다.

생식과 관계없이, 유희로서 성을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인 인간과 비교하면 곤충의 사랑은 비장하기까지 하다.

그들은 각기 다양한 방식으로 사랑하지만 지배하는 룰은 단 하나, ‘종족번식’.

먹고 먹히는 생존질서 속에서 어떻게든 삶의 ‘흔적’을 남기고 떠나기 위해 곤충들은 사랑에 전 생애를 건다.

배추흰나비의 경우 알을 품고 있는 암컷은 물론, 심지어 갓 우화해서 날개가 채 마르지 않은 암컷에게까지 달려드는 수컷의 모습에서는 이주일이 채 안되는 나비로서의 짧은 생을 오로지 사랑하는데 쏟아야 하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여왕벌과의 단 한번의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짝짓기 비행에 나서는 꿀벌의 불꽃같은 사랑. 그러나 그 못지않게 감동적인 것은 알을 지켜내기 위한 곤충의 부성애와 모성애다. 곤충이 태어나 성충으로 성장할 때까지 생존률은 겨우 5%. 그만큼 알을 지켜내기 위한 곤충의 노력은 눈물겹다.

인간에게는 해충인 노린재가 새끼에게 쏟는 지극 정성을 알고나면 새삼 ‘살생유택’의 의미를 곱씹게 된다. 애사끼뿔노린재는 산란후 알을 품은 채 일주일간 끼니를 굶으면서도 알을 떠나지 않는다. 적이 나타나면 특유의 노린내를 피우고 날개짓으로 한낮의 무더위를 식혀준다.

특히 ‘곤충…’은 습지에서 서식하는 야행성 희귀 곤충인 물장군의 생태를 최초로 카메라에 담는데 성공, 자신의 몸을 물에 적셔 정성스럽게 알의 수분을 조절하는 물장군 ‘아빠’의 섬세한 부정을 보여준다.

또 100개가 넘는 알들이 부화할 때까지 등에 지고 다니는 물자라의 모습에서도 어깨가 처진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읽어낼 수 있다.

담당 장해랑PD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맺어지는 암컷과 수컷간의 사랑, 목숨을 건 사랑, 그리고 새끼를 보호하는 부모로서의 사랑 등 곤충의 다양한 사랑법을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수진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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