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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영화제작 심형래『5년내 할리우드 정복』

입력 1999-04-22 19:39업데이트 2009-09-24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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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니까 안하는 게 아니라 안하니까 못하는 겁니다.”

TV의 ‘신지식인’ 광고에서 자신만만한 발언으로 시선을 끄는 심형래(41). 이제 ‘개그맨’보다 ‘영화감독’이나 ‘제작자’의 호칭이 더 잘 어울리는 그를 주목하는 눈길이 요즘 부쩍 많아졌다. 정부가 ‘신지식인’모델로 선정했고 홍콩의 아시아위크지(誌)는 그를 ‘21세기 아시아지도자’로 뽑았다.

―왜 ‘용가리’를 만들었나.

“SF영화를 좋아해서 지금까지 모두 SF만 만들었다. SF는 국적과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장르다. 한국에서 SF대작은 못만든다는 편견도 깨고 싶었다. 일부에서는 나더러 ‘티라노의 발톱’이나 만든 주제에…, 하고 비웃는데 초등학교때 공부못하면 커서도 못하나? 내가 ‘티라노…’를 해봤기 때문에 ‘용가리’도 만들 수 있는 거다.”

지난해 그가 할리우드를 능가하는 ‘용가리’를 만든다고 발표할 때부터 ‘개그맨이 무슨…’하는 비웃음이 끈질기게 따라다녔다. 그러나 그는 주변의 멸시와 우려를 ‘실적’으로 잠재웠다.

―얼마 들여 만들었나. 지금까지 판매실적은.

“지난해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 2백72만달러어치의 사전판매 계약을 따냈다. 제작비는 1백억원 들었다. 이가운데 53억원은 투자유치로 충당했다. ”

―한때 세종대왕 이순신에 이어 ‘어린이의 우상’3위에 꼽힐 정도로 잘 나가는 개그맨이었는데 영화에 뛰어든 이유는.

“개그의 한계를 많이 느꼈다. 우물안 개구리라는 생각도 들고. 반면 영화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가장 바람직한 무공해 산업 아닌가.”

―‘용가리’의 그림은 좋지만 스토리가 문제라는 말도 있다.

“웃기는 얘기다. 할리우드 대작인 ‘고질라’의 스토리를 봐라. 돌연변이 괴물이 뉴욕에 나타나 싸돌아다니다 알낳고 죽는 거다. 간단하다. 할리우드에도 ‘스토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는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말이 있다.”

‘용가리’는 7월 국내에서 개봉한다. 다음달 11일 열릴 칸 영화제 필름마켓에서는 40분짜리 예고편을 선보이고 집중적인 수출 공략을 펼 계획.

―어떤 영화를 지향하는가.

“내가 답답한 건 미국의 디즈니가 캐릭터 하나로 연간 10억달러를 버는 것을 부러워하면서 왜 할 생각들을 안하느냐는 거다. 세계를 겨냥해 남녀노소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 작정이다.”

이미 그는 SF영화 ‘이무기’ ‘콘돌’의 제작에 착수했다. 이번 칸 영화제에서 사전판매도 함께 시작한다.

―수원시와 함께 테마파크를 짓기로 했다는데.

“12만평 부지에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 국내에서 테마파크가 잘안됐던 이유는 독자적인 소프트웨어가 없기 때문이다. 내겐 소프트웨어가 많다. 미국에 ‘쥬라기 공원’이 있으면 내겐 ‘티라노의 발톱’이 있다.”

그는 어린이, SF영화에 관한 한 독보적인 흥행사다. 그가 출연한 ‘영구와 땡칠이’(86년)는 개봉 한달만에 전국에서 2백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그가 만든 ‘파워킹’(95년)은 해외에 2백만달러 어치를 팔아 ‘용가리’이전까지 최고 수출을 기록했다.

―5년안에 할리우드를 잡겠다고 했다던데 가능한가.

“다 나더러 헛소리 한다는데 내가 뭐 ‘커서 대통령될래요’하는 어린애인줄 아느냐. 할 수 있다. 이건 개그가 아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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