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마주보기]무분별개발로 시드는「지구의 허파」 숲

  • 입력 1997년 11월 6일 08시 21분


▼ 「생명시대」 ▼ 현대는 경제제일주의의 시대다. 국가 간의 우열은 경제라는 잣대로 가늠된다. 그 경제라는 것을 위해 개발의 기치 아래 희생되고 파괴되는 자연환경. 인디컴 TV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이 다큐는 세계 각국의 자연환경 실태와 보호정책을 살펴보고 있다. 6일은 인도네시아를 찾아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숲의 소멸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본다. 인도네시아 북부 수마트라의 토바 호수와 사모시르섬 주변은 예부터 수려한 경관과 풍요로운 자연 조건을 갖춘 곳. 펄프 제지 산업의 주원료로 쓰이는 아름드리 나무의 벌채가 손쉬운 탓에 십수년 전부터 대규모 벌목이 시작되었다. 원주민 바탁족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카메라는 벌채와 함께 고갈돼가는 지하수와 식수원 오염 등 마구잡이식 개발 드라이브가 몰고온 어두운 현실을 비춘다. 포르세아라는 작은 마을 야적장에 산처럼 쌓인 원목과 공장폐수, 이로 인해 닥친 삶의 황폐화가 화면에 적나라하게 띄워진다. 벌목된 숲의 빈터에는 새 품종의 외국산 수입목이 심어지고 있다. 수천만년 동안 안정상태를 이뤄온 열대 숲에 갑작스레 빚어진 이같은 대체는 곤충들로부터 네발 짐승, 새들에 이르기까지 일대의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결국 카메라가 비추는 것은 눈앞의 경제성장을 위해 1천년의 미래를 잠식하는 인간들의 거대한 실책이다. 타산지석이란 말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만드는 다큐멘터리.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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