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정보화 현장]대우 「글로벌 연구개발 시스템」각광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41분


대우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신차를 잇따라 출시, 한때 자동차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이 회사는 「글로벌 연구개발시스템」이 없었다면 잇따른 신차출시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기 부평에 위치한 대우자동차연구소, 영국의 워딩연구소, 독일의 뮌헨연구소, 이탈리아의 디자인연구소 등 4곳을 연결한 국제연구망의 가동으로 만든 첫 결과물이 올해초 선보인 누비라. 세계 각국과 연결, 시차를 극복한 연구활동이 가능하게 한 것은 인터넷과 그룹웨어 3차원설계데이터 통합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 덕분이라고 연구소 관계자들은 밝혔다. 예전같으면 행낭에 디스켓을 담아 인편으로 오가거나 팩스로 수백장의 설계 데이터를 보낼 경우 비용과 시간문제로 국제공동연구가 거의 불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의 정보기술은 그 벽을 넘었다. 누비라의 개발과정을 살펴보자. 연구소들이 별도관리해오던 자동차 부품관리시스템을 규격화해 정보를 서로 주고받으며 활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워딩연구소가 자동차의 기본골격을 정하는 스타일링 설계, 뮌헨연구소가 엔진설계, 부평연구소가 시작(試作)차 제작과 금형설계작업 등을 각각 맡았다. 디자인용역을 담당한 이탈리아 자동차디자인연구소도 여기에 합류했다. 워딩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스타일링한 3차원 설계데이터는 이들이 퇴근하면서 통합DB에 저장해둔다. 그러면 시차때문에 그때서야 출근하는 부평연구소 연구원들이 인터넷으로 DB에 접속한 뒤 이를 꺼내 이것저것 손을 본다. 동시작업이 가능한 2∼3시간은 3차원의 설계데이터를 각자의 화면에 띄운 뒤 그룹웨어의 전자우편을 주고받으며 개발과정을 조율했다. 올해부터는 시트 등 부품생산업체들까지 이 연구망에 가입시켜 부품개발 초기과정부터 연구소측과 조율하도록 하고 있다. 부평연구소의 潘泳武(반영무)책임연구원은 『설계데이터 하나를 여러 곳에서 동시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시스템의 핵심』이라며 『98년에 출시될 경차(輕車·개발명 마티즈) 등 3종 차량개발도 이 글로벌연구망으로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박현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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