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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신나는 공부]인성? 넓고도 좁다!

입력 2015-02-10 03:00업데이트 2015-02-1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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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인성평가의 실체와 대비전략
인성교육 차원에서 사제 간 세족식을 하는 고교 현장. 동아일보DB
‘인성’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올 7월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는 데다 최근 교육부가 앞으로 대학입시에서 인성 반영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예비 고3이 치르는 2016학년도 대입에서 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와 사범대부터 인성면접의 비중이 높아질 예정이다.

고교 진학지도 교사와 대입을 앞둔 학생, 학부모들의 혼란은 크다. 교육부는 인성이 ‘과목 아닌 과목’으로 입시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계하지만, 정작 대학에서 평가할 인성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것이다.

대학 입학관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대입에서 평가하는 인성의 실체를 살펴보자.

인성은 봉사활동?


인성평가에 대한 첫 번째 오해. 오직 ‘봉사활동’만이 인성을 평가할 만한 비교과활동이라고 단정 짓는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성은 봉사활동뿐 아니라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자율활동의 모든 교내활동영역에서 평가된다. 이들 활동에서도 충분히 선의, 희생, 봉사정신을 포착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국중대 한양대 입학총괄팀장은 “입학사정관들은 고교 3년 동안 참여한 동아리·진로·봉사활동 등에서 지원자의 ‘공동체 의식’ ‘소통능력’을 인성 차원에서 가늠해본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입에서 평가되는 인성의 범위는 태평양처럼 넓을까. 분명한 사실은 대학마다 인성평가의 고유기준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고, 이때 많은 대학은 해당 대학의 ‘인재상’을 수험생의 인성요소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는다. 수험생들이 평소 희망대학의 인재상(대학별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을 염두에 두고 교내활동을 전략적으로 펼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어, 한양대의 인재상은 ‘사랑의 실천을 실현하는 실학창의 인재’. 이런 맥락에서 한양대는 ‘소통’ ‘협력’ ‘공동체 의식’ 등을 인성의 요소로 평가한다. 포스텍의 인재상은 ‘수학·과학에 대한 재능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과학기술계의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꿈과 열정, 그리고 잠재력을 갖춘 인재’. 이에 따라 포스텍은 ‘열정’ ‘도전’ ‘리더십’ ‘공동체 의식’ 등의 인성요소를 평가한다.

특히 다수의 대학이 공통적으로 주목하는 인성요소는 △공동체 의식 △성실성 △소통능력. 최근 서울여대가 연 ‘학생부 종합전형 인성평가 심포지엄’에서 서울교대, 서울여대, 포스텍, 한동대, 한양대가 밝힌 주요 인성 평가요소 중 이 세 가지는 ‘교집합’이었다.

진로도 인성이다


인성평가에 관한 두 번째 오해. 진로는 인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시각이다. 대학들은 진로에 대한 수험생의 명확한 이해와 비전을 인성평가의 지표로 삼는다는 사실. 목표를 뚜렷하게 지닌 수험생만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진정성 있고 일관된 교내활동을 하게 되고, 이런 활동의 과정에서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와 내면을 구체적으로 드러내게 된다는 판단에서다.

포스텍은 1단계 서류평가와 2단계 면접평가에서 포스텍의 인재상과 더불어 진로에 대한 이해가 제대로 갖춰졌는지를 중심으로 인성평가를 한다.

권성철 포스텍 입학사정관은 “열정·성실·리더십 등의 인성을 갖춰도 서류나 면접평가에서 진로에 대한 흥미와 비전을 발견할 수 없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며 “인성은 곧 잠재력과 같다. 진로 목표가 뚜렷한 수험생이 입학 후 역량을 키우고 발휘할 잠재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적잖은 대학은 일선 고교에서 진행되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조되는 요소들을 입시에서 인성평가의 지표로 활용하기도 한다.

한성구 서울교대 입학홍보실장은 “교육부가 ‘인성교육실천 우수학교’로 선정한 고교들을 살펴보니 ‘학생·학부모가 참여하는 효 프로그램’과 ‘사제동행 프로그램’ 등이 주로 운영됐다”면서 “이에 따라 ‘부모와의 관계’ ‘스승과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수험생이 하였는가를 인성평가의 지표로 삼기도 한다”고 말했다.

뻔한 질문엔 구체적 답변을


인성평가에 관한 세 번째 오해. 인성면접은 ‘뻔한 질문과 뻔한 대답’으로 점철된다는 생각이다. 결코 아니다. 많은 대학은 면접에서 특정한 상황을 제시한 뒤 이 상황에서 지원자가 어떤 생각과 행동을 할 것인지를 물음으로써 구체적인 답변을 유도하는 한편 지원자의 가치관과 비전을 확인한다.

서울시립대가 공개한 2015학년도 학생부 종합전형 인성평가 공통문항이 그 사례. ‘조별 수행평가를 하면서 역할을 열심히 하지 않는 친구가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물었다. 2015학년도 서울교대 정시 면접에선 ‘무명교사를 예찬하는 시’를 제시한 뒤 지원자가 가장 공감하는 표현과 그 이유를 물었다.

다소 뻔한 질문이 나왔다고 하여 막연하고 뻔한 대답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된다. 이때 면접관들은 수험생의 대답을 두고 다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을 연쇄적으로 던지는 경우가 많다. 면접 질문은 점점 많아지고 깊어진다. 이것이 지원자의 진정성과 인성을 ‘검증’ 하는 과정.

서울여대가 예시로 든 면접문항을 보자. 협동심을 평가하는 문항으로 제시된 질문은 ‘사람들과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했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주십시오’. 수험생의 답변에 따라 다시 ‘혼자 할 때보다 여러 사람이 같이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던 장점과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팀 활동을 위해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것은 없었는가’와 같은 추가 질문이 이어진다.

이미경 서울여대 입학전형전담교수는 “고교생들이 각종 비교과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대학이 주로 묻는 ‘협동심’ ‘소통’ 등 인성요소에 주목하면서 이와 관련된 경험과 느낀 점들을 틈틈이 정리하면 면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승현 hyunee@donga.com·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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