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rious] 손가락으로 세상 돌리는 ‘사인스피너’

김재형기자 입력 2017-04-25 10:02수정 2017-04-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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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수많은 광고판을 스쳐 지나가지만 그중에 기억에 남는 광고판은 몇 안 된다. ‘시각 공해’라 불릴 정도로 옥외 광고판은 이미 차고 넘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길가에 광고판이 덩실덩실 춤을 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19일 낮 12시 반 서울 논현역 2번 출구. 사인스피닝(Sign Spinning) 국내 랭킹 8위 김대영 스피너(22)는 거리를 무대 삼아 화려한 기술을 선보이고 있었다. 사인스피닝은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편이지만 화살표 모양의 광고판을 돌리는 옥외광고이자 스포츠이다.

이날 본 광고판은 김 씨의 몸짓에 따라 하늘 위로 솟구치기도 하고 또 팽이처럼 회전하며 춤을 추는 듯한 광경을 연출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뜻밖의 눈 호강에 김 씨에게 엄지를 치켜세우거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답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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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인스피닝은 기발하게 옥외 광고를 하길 원했던 두 괴짜 미국 청년의 손에서 탄생했다. 2001년 당시 고교생이던 맥스 듀로빅과 마이클 케니는 방과 후 샌디에고에 있는 한 샌드위치 가게를 홍보하는 알바(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광고판을 들고 돌아다니는 게 전부였다.

이 일이 지겹고 따분하게 느껴지자 두 사람은 광고판을 던져보고, 춤을 춰보기도 하면서 주위의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샌드위치 가게의 매출은 급증했고 둘은 이 지역의 스타가 됐다. 둘은 ‘애로우 애드버타이징’이란 회사를 차려 옥외 광고를 전문으로 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사인스피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익스트림 스포츠의 일종으로 소개되며 젊은층에 큰 호응을 얻게 된다.

사인스피닝이 국내에 들어온 건 2008년. 당시 대학생이었던 강문수 씨 등 6명은 학과 수업 중에 소개된 사인스피닝 영상을 보고 애로우 애드버타이징의 한국 지사격인 ‘애로우애드 코리아’를 차렸다.


이들은 이 기발한 옥외 광고 활동을 하는 동시에 매년 개최되는 국제 사인스피닝 대회에 참가해 실력을 쌓고 있다. 국내에서는 매년 1월 서울에서 한국사인스피닝챔피언쉽(KSSC)가 열린다. 이 대회 우승자는 2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월드사인스피닝챔피언십(WSSC)에 참가할 자격을 얻는다. 국제 대회에서 톱 랭커가 된 국내 스피너는 2015년 박준환(6위), 2016년 한병욱 스피너(5위)가 있다.

김 씨 같은 스피너는 현재 전 세계 12개국에 200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최근 이들의 활동 영상이 SNS에서 확산되면서 누리꾼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왜 이들이 주목받고 있는지 큐리오스가 동행 취재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사인스피너#스피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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