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현장]“글로벌 경쟁력 갖춰 스마트 병원 표본 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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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병원의 미래 제시하는 대전 유성선병원

대전 유성선병원 의료진이 유리천장으로 된 참관실에서 수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환자의 보호자도 참관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성선병원 제공
대전 유성선병원 의료진이 유리천장으로 된 참관실에서 수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환자의 보호자도 참관인으로 들어갈 수 있다. 유성선병원 제공

이번 메디컬 현장은 스마트병원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대전 유성선병원을 찾았다. 1일 찾은 유성선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 중심의 수술장이다. 수술장 천장 위에 유리로 차단한 공간이 있어 이곳에서 환자의 보호자들이 수술하는 모습을 참관할 수 있다. 최근 의료계는 수술장 폐쇄회로(CC)TV 설치 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지만 이 병원에서는 적어도 그런 논란은 없다.

유성선병원 3층에 있는 수술실에는 모두 8개의 수술방이 있다. 이 수술방 중 한 곳에 ‘하얀거탑’ ‘굿닥터’ 같은 의학 드라마에서만 볼 수 있던 수술실 내부 유리천장이 도입됐다. 국내 처음이다. 유리천장 수술실은 외과 정형외과 산부인과에서 이용하고 있다. 이어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등으로 보호자 참관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기자가 찾은 이날은 부인암센터 최석철 소장(산부인과)이 자궁근종 내시경 수술을 집도하고 있었다.

최 소장은 “의사들 교육용으로 활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호자가 원하면 수술을 직접 볼 수 있고 궁금한 사항은 바로 물어볼 수 있다”며 “의사와 환자, 보호자 사이에 신뢰를 쌓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점은 이것만이 아니다.

기존 수술실은 수술할 때 발생하는 각종 변수를 확인해 이에 대한 보호자의 동의 여부를 즉각 확인하기가 쉽지 않다. 가령 암 제거 수술 시 암 발생 부위가 수술 전 검사보다 더 넓은 것으로 드러난 부분을 절제하기 위해서는 보호자의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

기존에는 의료진이 수술실 밖으로 나와 보호자와 얘기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함은 물론 감염 위험이 도사린다. 그러나 유성선병원의 유리천장형 수술실에서는 이런 경우 의료진이 보호자의 동의를 실시간으로 구할 수 있다.

유성선병원에서는 자율주행로봇 ‘선봇’도 눈길을 끌었다. 인공지능센서가 달린 로봇인 선봇은 외래환자처럼 병원을 처음 찾거나 익숙하지 않은 내원객에 대한 길 안내를 도와준다. 간호사를 보조해 검체를 비롯한 각종 물품을 옮길 수도 있다. 전용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수직이동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선봇을 보며 다들 신기해한다. 특히 어린 환자들은 장난감처럼 즐거워하면서 병원에 대한 괜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이규은 유성선병원 경영총괄원장은 “선봇은 환자에게 병원에 대한 안내와 설명도 하고 각종 주사제 등을 전달하는 등 평소 업무 부담이 많은 간호사들을 도와준다”며 “혹시 생길 수 있는 병원 감염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경영총괄원장은 “수도권이 아닌 중부권에서도 충분히 환자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병원이 되고자 훌륭한 의료진과 치료 및 진단 장비 도입에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병원 혁신과 의료 수출을 선도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스마트 병원의 표본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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