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조재현 원장의 행복한 관절 이야기]<8> 고관절 골절, 치료 늦으면 생명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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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눈이 많이 오던 날 78세의 할머니가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우리 병원으로 온 적이 있다. 눈길에 넘어져 대학병원에 갔으나 외상이 없어서 진료를 받지 못하고 기다리다 결국 우리 병원을 찾았다. 우리 병원에선 고관절(엉덩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곧바로 수술을 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할머니는 긴급 수술과 빠른 재활치료로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눈이 오는 계절이 되면 눈길에 미끄러져서 골절 환자가 많이 발생한다. 특히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다. 몸의 유연성 및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해서 가벼운 낙상에도 쉽게 골절을 당한다. 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낙상에 따른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18명이었다. 젊은층의 10만 명당 2.7명에 비해 6.6배 높았다. 85세 이상은 10만 명당 132.6명에 달했다.

고령층은 특히 고관절 골절이 위험하다. 고관절은 사타구니 중심으로 골반, 대퇴경부 등을 말한다. 이 부위의 골절은 고령의 어르신들이 몸의 중심을 잃어 당하는 낙상으로 주로 생긴다.

고관절 부위의 뼈가 부러지면 처음 골절된 주변에서 큰 혈액 손실이 발생한다. 외상성 저혈압에 빠지게 되고 신체에 무리를 주게 된다. 또 심한 통증과 몸을 움직일 수 없어 생기는 각종 부작용이 발생한다.

대표적인 것은 스트레스성 위궤양, 욕창, 페렴, 방광염, 패혈증 등이다. 욕창이란 오랜 시간 누워 있으면 누워 있는 부위의 피부조직에 혈류 공급이 안 돼서 조직이 손상되는 증상이다. 1, 2일의 짧은 기간에도 나타나기 시작하며 오랜 기간 지속되면 패혈증의 원인이 된다.

노인 골절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치료 및 재활이다. 뼈가 부러지면 합병증이 나타나기 전에 골절 부위를 수술한다. 초기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면 부작용 예방은 물론이고 일상생활도 가능하다. 재활은 수술을 받은 뒤 하루 이틀 이내에 걷기 시작해서 일상생활에 빨리 복귀하는 것이다.

노년층이 골절을 당하면 하루 이틀 이내에 모든 처치가 가능한, 빠른 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다양한 합병증이 많다. 정형외과, 내과, 마취과 등이 합동으로 설치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여러 증상을 재빠르게 진단받을 수 있다. 또 수술을 받은 뒤 재활운동을 도와줄 수 있는 인력이 풍부한 병원을 선택하는 것도 필요하다.

조재현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정형외과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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