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Dr.Kim의 시원한 性의학]사추기(思秋期)에 찾아오는 전립샘비대증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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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생기발랄함을 상징하는 사춘기와 달리 중년에 찾아오는 ‘사추기(思秋期)’는 안 그래도 지친 남성들의 어깨를 더욱 짓눌러 무력감에 빠져들게 한다. 간혹 얼굴이 화끈 달아오른다. 머리카락도 가늘어지고 빠지기 시작한다. 사춘기 때는 나뭇잎 구르는 소리에도 웃음이 나왔지만, 사추기가 되면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오게 된다.》

사추기의 대표적인 신호는 성기능 저하와 소변줄기 이상이다. 아침발기가 잘 되지 않고 소변줄기가 약해진다. 이런 현상은 배뇨신경과 발기신경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나이가 들면 신체의 모든 기관은 약화되지만 유독 전립샘은 점차 비대해진다. 방광 밑에 있으며 요도의 시작 부위를 둘러싸고 있는 전립샘이 커지면서 요도를 누른다. 이 때문에 소변 보기가 어렵고 줄기가 가늘어지며 시간도 오래 걸린다. 밤에 소변 보는 횟수도 늘고 낮에도 자주 요의를 느끼게 된다.

전립샘비대증은 약물로 어렵지 않게 치료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 독버섯처럼 생겨나고 있는 ‘전립샘 마사지방’과 같은 유사성행위업소의 유혹에 넘어가지 말아야 한다. 성병 감염이나 성매매로 인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사정하고 나면 일정 시간 성욕이 줄고 발기도 잘 안 되는데, 이를 ‘성적 불응기(refractory period)’라고 한다. 불응기는 나이가 들면서 길어진다. 40, 50대가 되면 불응기는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로 늘어난다.

중년 남성들의 성행위 빈도가 줄게 되는 원인이 이 때문이다. 자연스런 노화증세라고 할 수 있는데, 불응기가 지나치게 길고 섹스리스로 악화되는 상황이라면 건강의 적신호다. 사추기를 지혜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년 이후에는 일년에 한 번 정도는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 활발한 부부생활도 효과적이다.


의학 전문지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에 발표된 영국 브리스톨대 연구팀 보고에 의하면 활발하게 성생활을 즐기는 중년 남성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훨씬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결과가 나왔다. 45세에서 59세 사이 남성 918명의 성생활과 사망률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활발하게 성생활을 하는 그룹의 사망률은 소극적인 그룹의 절반에 불과했다.

성생활은 조깅을 하는 것과 같이 아드레날린 호르몬 분비를 증가시켜 호흡과 맥박을 빠르게 해 심장과 폐를 좋게 한다. 또한 한 번의 부부관계는 2500Cal를 소모할 정도로 운동효과가 있으며,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더불어 전립샘도 보호해 준다.

결국 전립샘비대증을 비롯한 각종 사추기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당한 운동과 야채 과일 위주의 균형 잡힌 식단 외에 활발한 부부생활이 ‘필수코스’라고 말할 수 있다.

김재영 퍼스트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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