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머리 빠질땐 검은콩… 비 맞거나 직사광선 쬐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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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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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가 “세월은 머리털을 가져가는 대신 지혜를 준다”고 위로했지만, 정작 머리를 감은 뒤 한 움큼씩 빠진 머리카락을 움켜쥔 채 거울 앞에 서는 심경은 심각하기만 하다.

한의학 고전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여자는 35세, 남자 40세가 되면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또 천계(天癸)라고 하는 일종의 성호르몬의 분비 감소가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근원물질인 정혈(精血)의 부족이 탈모의 주범임을 시사한 것이다.

스트레스로 인해 탈모가 생기기도 한다. 현대인은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항상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아프게 마련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의학으로 화(火)가 위로 솟구쳐 머리에 지나치게 양기(陽氣)가 많아지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사막에서 나무와 풀이 잘 자라기 어려운 이치와 같다.

머리가 빠질 때 검은콩, 검은깨를 함께 복용하면 정혈을 보충할 수 있다. 또 사물탕(四物湯)이나 육미지황탕(六味地黃湯)도 신장의 정혈을 보충하면서 머리 부위에 화가 치미는 것을 미연에 방지한다.

머리의 지나친 양기를 침으로 조정할 경우 기본적으로 백회(百會) 사신총(四神總) 상성(上星) 두유(頭維) 풍지(風池) 등 머리의 경혈에 얕게 자침하거나 소량의 출혈을 유도한다. 머리가 빠진 부위에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보이는 경우는 그 부위가 약간 홍조를 나타낼 정도로 피부침(皮膚鍼)이나 차침(車鍼)으로 자극한다. 침을 얕게 놓아도 효과가 있는 만큼 손끝으로 자극하는 것도 나름대로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탈모는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여름철 탈모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 우선 가급적 비를 맞지 않도록 하며 외출 후에도 모발을 청결하게 유지해야 한다. 땀 때문에 머리카락이 젖었을 때나 머리를 감은 후에는 자연풍이나 헤어드라이어의 미지근하거나 차가운 바람으로 두피까지 완전히 말려주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할 때에는 모자나 양산 등으로 두피와 모발에 자외선이 직접 닿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미 자극을 많이 받은 상태라면 알로에 마사지나 냉찜질 등으로 두피를 관리하면 좋다.

한의학적 탈모 치료의 관건은 머리에 청량감을 주어 진정시키는 것이다. 두피 전체에 기혈순환을 촉진하고, 부족한 정혈을 보충하는 동시에 머리가 지나치게 뜨거워지지 않도록 스트레스를 풀어주면 두피와 모낭의 염증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

송호섭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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