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세이/유복환]‘100년前전기車’ 다시 생각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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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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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고갈… 치솟는 기름값… 온난화…

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타임머신을 타고 100년 전 뉴욕으로 시간여행을 가보자. 그곳에 가면 놀랍게도 매연가스도, 소음도 없는 친환경 택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 택시가 바로 현재의 서울에서도 탈 수 없는 ‘전기자동차’ 택시다.

당시 미국에서는 전기차가 대인기였다. 그 이유는 가솔린차보다 시동을 걸기가 쉽고, 운전 조작이 간편한 데다 운행 중 소음이 적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폭발위험이 있는 휘발유를 쓰지 않기 때문에 화재 가능성도 작았다. 당시 전기차는 택시와 여성용 자동차로 특히 인기가 높아 뉴욕에서만 2000여 대나 운행됐다.

우리는 자동차 하면 보통 기름을 연료로 움직이는 가솔린차를 생각하지만 사실 자동차의 역사는 전기차에서부터 비롯됐다. 1828년 헝가리의 발명가 아뇨스 예들리크가 전기모터를 발명한 뒤 만든 자동차가 시초다. 1899년에는 시속 100km가 넘는 전기차가 나오기도 했다. 그 시절 사람들은 자동차를 타고 100km 이상 달리면 폐가 터져 죽는다고 생각했다. 당시로는 대단한 속도였다.

이렇게 인기를 누리던 미국의 전기차도 1910년을 넘어서자 빛을 잃기 시작했다. 비싼 제작비 때문이었다. 한때는 자동차 왕 헨리 포드와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이 합작해 500달러 이하의 값싼 전기차를 만들려 했으나 충전의 어려움, 무거운 배터리 같은 단점 때문에 대량 생산을 포기했다.

얼마 후 미국 텍사스에서 엄청나게 큰 유전이 발견돼 휘발유 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가솔린차의 인기가 상승했다. 반면에 전기차의 인기는 급격히 수그러들었고 이내 역사 밖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전기차가 100년이 지난 현재 다시 주목받고 있다. 내연기관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가솔린, 디젤 엔진 차량은 대기 오염과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름은 이제 값싼 연료가 아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겨울한파와 자원고갈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에너지효율이 높은 저공해 친환경 차량 개발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과 고비용을 야기하는 화석연료의 굴레에서 자유로운 전기자동차는 100% 무공해이며 연료비가 기존 가솔린차의 10%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세계는 지금 친환경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선진국은 앞다투어 녹색기술을 토대로 녹색산업을 키우고 새로운 녹색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녹색경쟁(green race)을 벌이고 있다. 100년 전 가솔린 자동차는 ‘땅을 파서’(유전 개발로) 전기자동차를 역사 밖으로 밀어냈다. 이제는 전기자동차가 ‘머리를 써서’(기술 개발로) 가솔린 자동차를 역사 밖으로 밀어내고 있다.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다.

유복환 기획재정부 성장기반정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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