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Before&After]소리귀클리닉 ‘외이도 성형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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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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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숙한 귀로 태어난 아이, 뇌발달 위해 귓바퀴·청력 수술 함께 해야
귀 모양 만드는 성형보다 청각기능 살리는 게 우선
뇌 성장 시기 맞춰 외이도 수술해야 정상적인 언어발달 가능


《지난해 2월 소리귀클리닉을 찾은 박모 양(5)은 태어날 때부터 오른쪽 귓구멍이 막혀 있었고 귀 모양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 환자였다. 박 양의 부모는 귓바퀴 성형을 하면서 청력도 개선시켜주는 수술을 원했다.

박 양은 어머니 뱃속에서 소이증을 앓고 있었다. 태아가 자라면서 귀의 생성점 부위에 원인 모를 이상이 생겨 귀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 소이증을 갖고 태어난 신생아는 대부분 한쪽 또는 양쪽 귀가 정상보다 훨씬 작거나 모양이 변형돼 있다. 이런 태아는 귓구멍까지 막혀 있는 선천성 외이도 폐쇄증인 경우가 많다.》
외이도 폐쇄증은 한쪽 귀에만 발생하는 경우가 전체의 80% 정도다. 귓구멍이 막히지 않은 다른 쪽 귀로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 청력 개선이 선결 목표


한쪽 귀에만 소이증이나 외이도폐쇄증이 나타나는 경우, 외모 개선을 위해 귓바퀴 성형(이개성형술)만을 고집하는 환자도 있다. 하지만 소리귀클리닉의 전영명 대표원장은 “귀의 모양도 중요하지만 청각기능을 살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모개선과 청각기능 회복이 이뤄지면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언어와 학습, 생활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청각 기능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

외이도 성형술은 귓구멍을 만들어 청력을 개선시켜주는 수술이다. 청력에는 귀와 함께 뇌도 관여한다. 양쪽 귀로 듣지 못하면 뇌 중추신경 발달이 더디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양이(兩耳)능력은 정상적인 성장 발달을 도울 뿐만 아니라 소리에 대한 방향성, 소음 분별력도 높여준다.

우선 박 양의 내이나 청력 상태에 대한 검사가 진행됐다. 골전도 청력검사와 귀전문 컴퓨터단층촬영 검사 결과, 내이의 기능에는 문제가 없었다. 내부기관의 심각한 기형도 발견되지 않았다. 하지만 외이도 폐쇄로 인한 중등도 난청이 확인됐다.

박 양처럼 언어발달에 문제가 없는 경우 치료 방법이나 수술 시기를 선택할 수 있다. 귓바퀴 성형은 만 8세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이 기능만 괜찮다면 외이도성형술과 고막(고실) 성형술을 먼저 해도 문제가 없다. 청력을 우선 개선하고 아이가 자란 뒤 귓바퀴 성형을 해도 되기 때문이다.

양쪽 귀 능력이 뇌 발달을 촉진하는 연령대는 3,4세. 최근에는 외이도성형술 수술 시기를 3,4세에 맞춰 앞당기는 추세이다. 또 귓구멍의 유무가 아이의 정서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수술을 최대한 일찍 하기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

양쪽 귀 모두 소이증과 외이도폐쇄증이 있는 경우 대부분 난청이 동반되므로 조기 치료가 꼭 필요하다. 적절한 시기에 소리를 듣지 못하면 청각 중추 발달과 정상적인 언어 발달이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최대한 빨리 골도보청기를 착용하고 청력 증진을 위한 외이도성형술과 중이임플란트 수술을 일찍 하는 것이 좋다.

○ 외이도 협착여부가 수술성패 좌우

외이도성형술은 반대쪽 귀의 위치와 대칭되는 곳에 외이도 입구를 표시한 뒤 전신마취로 진행된다.

막혀있는 외이도 입구의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하고 뼈를 갈아내 외이도를 만든다. 이후 새로운 고막을 만들고, 이소골의 상태에 따라 이소골을 그냥 두기도 하고, 청력 재건을 위해 이소골을 제거한 후 인공이소골을 넣기도 한다.

이소골은 소리 진동을 외이에서 내이로 전하는 작은 뼈로 청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부위다.

수술 마무리 과정에서는 새로 만들어진 외이도에 피부이식을 하고 고막과 피부를 고정하기 위해 녹는 솜을 넣는다. 외이도 입구를 일단 봉합하고 수술을 마친 뒤 일주일이 지난 뒤에 꿰맨 부위의 실을 제거한다. 이미 귓바퀴 성형을 받은 환자들의 외이도성형술도 비슷한 절차로 진행된다.

외이도성형술의 성공여부는 외이도 협착 여부에 달려 있다. 외이도 성형술을 마친 뒤에 귓구멍이 다시 좁아지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의사의 수술 방법과 경험이 수술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박 양의 경우 외이도를 만드는 수술과 함께 청력보강을 위해 고막재건술, 이소골 재건술이 동시에 진행됐다.

수술 후 박 양의 외이도 구멍은 보형물을 넣지 않고도 잘 유지됐다. 귓속 상태도 이루(고름) 없이 깨끗했으며 청력도 개선됐다. 정상인의 청력 범위는 0∼25dB. 박 양은 수술 전 60dB 이상의 고도 난청이었지만, 수술 이후에는 27dB로 회복됐다.

소리귀클리닉의 전 대표원장은 “박 양처럼 외이도성형술을 먼저 받는다고 해도 최소 침습적인 수술을 할 경우, 피부에 절개 상처를 남기지 않고 중요 혈관을 다치게 하지 않아 앞으로 귓바퀴 성형에도 지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양의 어머니는 “아이를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었는데, 소리가 더 잘 들리고, 귓구멍도 생기니 아이가 예전보다 밝아지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 이제 귓바퀴 수술만 받으면 다른 아이들과 다를 것이 없다”며 기뻐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외이도폐쇄증#소리귀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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