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 한방]진맥 잘 받기 위한 준비

  • 입력 2007년 5월 14일 03시 01분


코멘트
“아니, 어떻게 맥만 짚고 다 아세요?”

환자 처지에서는 한의사가 진맥만 보고 병을 파악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진맥만으로 알 수 있는 병세는 3분의 1 정도고 나머지는 보고 듣고 묻는 것(望聞問)이다. 맥을 짚는다는 것은 손목의 엄지 쪽 부위를 흐르는 동맥(요골 동맥)부위에서 혈액이 흐르는 형태를 손의 촉감만으로 알아내는 것이다.

손목에는 오장육부를 나타내는 부위가 있는데 왼쪽 손목에서는 심장 간장 신장의 상태를 보고 오른쪽 손목에서는 폐, 비장, 내분비의 상태를 본다. 각 내장 기 상태를 대변하는 손목 부위에서 맥이 뛰는 크고 작은 모양, 강하고 약함, 느리고 빠름을 판별해서 오장육부의 상태와 체질을 감별해 내는 것이 진맥의 정의다.

의사는 손끝 감촉에 따라 내장기관의 이상 유무를 판별해서 병의 종류와 경중을 알아내야 하니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맥 짚는 것은 한의대에서 한 학기 동안 배울 정도로 이론이 정연하다.

그러나 맥만으로는 병을 완전히 판별하기 어렵기 때문에 환자의 자세, 안색, 눈동자, 혀, 몸 냄새, 손톱, 피부 상태 등도 보고 숨소리, 목소리, 기침가래 소리까지 주의 깊게 듣는다.

그런 다음 증세, 병력, 가족력을 물은 뒤 진맥 결과를 가지고 처방을 하는 것이다. 양의도 물론 진맥을 하지만 맥의 횟수가 규칙적인지, 강도는 어떤지를 집중적으로 보는 게 특징이다. 양방에서는 병리학적인 검사를 중시하지만 한방에서는 환자의 외부상태나 정보를 중시하는 것도 다르다.

그러므로 한의원을 찾는 환자도 상태를 정확하게 알리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이 의사가 얼마나 내 병을 잘 맞히나 보자며 아무 말도 안하고 있거나 시시콜콜한 증세까지 너무 장황하게 설명하면 정확한 처방이 나오기 어렵다.

한방을 잘 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10분 전에는 의자에 앉아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고 땀이 나거나 목이 말라서는 안 되며 너무 배가 부르거나 고프지 않도록 한다. 진맥 전에는 넥타이와 옷도 느슨하게 푸는 게 좋다. 혓바닥을 칫솔로 너무 박박 닦거나 진찰 직전에 사탕이나 커피, 초콜릿 등 색소가 들어간 음식을 먹는 것도 피해야 한다. 여자들의 경우 너무 짙은 화장이나 향수, 매니큐어도 좋지 않다. 맥을 잘 짚는 한의사는 환자도 함께 만드는 것이다.

윤영석 춘원당 한의원 원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