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디지털 키즈’]“요즘 가전제품 애들이 골라요”

  • 입력 2005년 2월 1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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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 전 계열사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은 지난해 4월부터 광고기획사 화이트넥스트의 10대 트렌드에 관한 보고서를 매주 유료로 받아 보고 있다.

화이트넥스트는 10대 문화를 연구하는 ‘트렌드 워처(Trend Watcher)’ 팀을 두고 있다. 이 팀은 대학생 20여 명을 인턴사원으로 채용했다. 학생들이 현장 관찰과 인터뷰를 통해 1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현상을 수집해 오면 사내(社內) 트렌드 분석가 5명이 이를 분석해 10대에 관한 보고서를 만들고 있다.

최근 기업에서 10대를 분석하는 열풍이 불고 있다. 제일기획 LG애드 등 광고회사는 물론 삼성전자 KT 신한은행 등 주요 대기업과 금융회사도 앞 다투어 한국의 디지털 키즈(Digital Kids) 분석 작업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이 사이버 심리를 연구해 온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黃相旻) 교수에게 디지털 신세대 연구를 의뢰하는 등 일부 기업은 외부 전문가에게 거액을 주고 10대에 관한 연구 용역을 맡기고 있다.

기업들이 ‘10대 연구’에 나선 것은 각 가구가 컴퓨터,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홈시어터,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제품을 살 때 가족 중 정보기술(IT) 분야에 가장 밝은 10대의 의견이 결정적 역할을 하기 때문.

삼성전자 마케팅커뮤니케이션그룹 김재인(金在仁) 차장은 “현장 조사 결과 부모와 10대가 함께 매장에 오면 10대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요즘 추세”라며 “급속한 기술 변화로 30대 중반만 되더라도 IT 관련 제품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사회적 변화의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서도 10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김익태(金益泰) 박사는 “디지털 키즈에 대한 이해는 특정 세대 연구의 의미를 넘어서 디지털 사회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력을 기업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꼽는 디지털 키즈의 특징은 △자신의 느낌과 판단으로 세상을 보는 주체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관계 맺기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구별하지 않는 사이버 자아(自我) △디지털 감성과 이미지 중시 △일반화를 거부하는 다양성 등이다.

화이트넥스트 백선희(白善凞) 트렌드워처팀장은 “디지털 인프라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된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10대는 자아 형성, 사회화, 타인과 관계 맺기, 학습 방법 등에서 기성세대와 큰 차이가 있다”고 분석한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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