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앰배서더 Really?]머리카락 굵기 3만분의 1 자동차

  • 입력 2005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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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라이스대 과학자들이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자동차를 제작했다고 발표했다. 3, 4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길이의 이 나노자동차는 섀시, 차축, 그리고 바퀴 4개가 있다.

물론 이렇게 작은 나노구조물을 만든 예는 이번이 최초는 아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의 연구진은 올해 초 나노부품을 사용해 길이가 1mm도 채 안되는 미소 로봇을 개발했다. 외부에서 동력원을 공급하지 않고 쥐의 생체근육으로만 작동하는 이 로봇은 발전기 역할을 해 컴퓨터 칩을 작동시키는 데 쓰일 수 있다.

2004년에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팀이 화학 반응을 이용해 인조 나노꽃, 나노나무, 나노 꽃바구니를 제작한 바 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팀은 2003년 레이저를 이용해 보통 기타보다 17옥타브나 높은 소리를 내는 실리콘 나노기타를 제작했고, 미국 렌슬러공대는 머리카락 굵기보다 100배나 작은 나노빗자루를 만들어 나노칩에 있는 먼지를 제거하는 데 이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최근 미 해군은 나노로봇 제조법을 이용해 초소형 적외선센서를 제작했다. 이 센서를 사용한 카메라는 가격, 무게, 크기가 기존 디지털 카메라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탐지능력 또한 대폭 향상된 이 카메라는 적을 감시해 수십억 달러가 투자된 항공모함과 수천 명의 승무원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인체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분석해 초기 암을 진단하는 휴대용 기기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나노세계는 원자 및 분자의 영역과 거시 세계 사이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수십억 년간 자연만이 마음껏 영위해온 곳이다. 그 경계를 이제 인간이 진입하려 하고 있다. 로마를 통하지 않으면 어디로도 갈 수 없었던 것처럼 작게 생각하지 않으면 첨단기술에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나노기술은 초소형 전자소자, 광소자, 의료기기 등 개발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될 전망이다.

미소 잠수함이 혈관 속을 항해하면서 암세포를 제거하고 환자가 흘리는 눈물을 타고 몸 밖으로 나오는 영화 속의 장면이 현실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조 원 과학기술부 테라급나노소자사업단장 jwlee@nanotech.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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