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야생동물 이동정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 입력 2002년 6월 18일 18시 17분


위성 안테나가 부착된 회색바다표범
위성 안테나가 부착된 회색바다표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야생동물 연구의 새로운 수단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과학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통로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영국 성앤드루대학 해양포유동물연구소가 최근 회색바다표범의 이동경로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추적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웹사이트를 통해 전했다.

매년 11월 영국 해안에서는 3만8000마리의 회색바다표범이 태어난다. 보통 바다표범 새끼들은 생후 18일이 지난 뒤부터는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하는데, 이때부터 두달 사이가 회색바다표범의 생존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시기다. 연구진은 지멘스 모바일의 지원을 받아 이 시기 동안 회색바다표범의 위치 좌표를 대학 컴퓨터에서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형태로 받게 된다.

회색바다표범에게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정보 발신 안테나가 부착돼 있다. 앞으로는 바다표범에 추가로 부착될 위성위치확인시스템, 수심 측정센서와 함께 2.5세대 이동통신기술인 GPRS를 이용해 상세한 이동경로와 잠수 등에 대한 대용량의 정보를 문자 메시지로 받을 예정이다.

일반인들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이용한 야생동물연구를 지원할 수 있다. 영국 BBC방송은 야생조류 및 습지 트러스트(WWT)의 마크 오코넬 박사 연구진이 흑기러기에게 위성 안테나를 부착, 역시 이동경로와 비행 중 대기온도 등의 정보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받는 연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흑기러기는 아일랜드에서 겨울을 난 뒤 새끼를 낳기 위해 캐나다까지 7000㎞에 이르는 거리를 이동하는 철새. 연구진은 지난달 말 6마리의 흑기러기에 안테나를 부착했으며 이 기러기들은 7일부터 이동을 시작했다. 일반인들이 6마리 중 한 마리의 기러기를 선택하고 75파운드(약 13만5000원)의 요금을 납부하면, 기러기의 현재 위치좌표, 속도, 방향, 대기온도 등의 문자 메시지를 자신의 e메일이나 휴대전화로 받을 수 있다. 또 WWT의 홈페이지( www.wwt.org.uk)에서는 기러기들의 이동상황을 지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이영완 동아사이언스기자 pus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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