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새로워서 신(新), 매워서 신(辛)…‘불양볶음’의 매력에 빠져볼까?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0월 4일 03시 00분


고단백·저콜레스테롤의 건강식 ‘양’…원기보충, 알코올 분해 등의 효능 있어

《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가 얼얼하다. 말이 잘 안 나온다. 땀이 줄줄 흐른다. 머릿속이 뜨거워진다. 물을 마셔도 매운 기가 가시지 않아 짜증이 밀려오기도 한다. 그럼에도 손은 또 매운 음식을 향한다. 다시는 먹지 않으리라 다짐했다가도 스트레스가 많은 날이면 여지없이 매운 음식이 당긴다. ‘매운맛’은 중독성이 강하다. 》
매운낚지볶음, 매운갈비찜, 닭발, 불족발, 짬뽕, 떡볶이….

칼칼하고 얼큰한 맛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매운 음식이다. 입맛이 없을 때, 스트레스가 심할 때 매운 음식을 찾는 사람이 적지 않다.

우리는 왜 매운맛에 열광할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엔도르핀 수치가 증가한다.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매운맛에는 강한 중독성도 있다. 아무리 매워도 한번 맛을 보면 그 맛에 중독돼 다시 찾기 마련이다.

매운 음식은 이런 이유로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린다. 외식창업 시장에서 이른바 ‘대박’을 터뜨리고 있는 매장들 가운데 매운 메뉴를 전문적으로 하는 곳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저마다 더 강한 매운 맛을 내는 소스나 색다른 재료를 사용하는 등 새 메뉴를 개발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한다.

그중에서도 양대창구이 전문점 ‘양대제(大祭·대축제)’가 최근 출시한 ‘불양볶음’이 눈길을 끈다. 그동안 약간의 양념을 가미해 구워 먹는 음식으로만 인식됐던 ‘양’을 매운 음식으로 재탄생시킨 것.

혀끝을 자극하는 매운맛과 쫄깃한 식감이 일품인 불양볶음, 그 화끈한 매력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 별식으로 통하는 ‘양’, 효능까지 으뜸!

양은 특별한 식재료다. 400∼500kg 나가는 소 한 마리를 잡았을 때 겨우 1∼2kg밖에 나오지 않는 귀한 부위다. 흔히 양이라 불리지만 정확한 이름은 ‘양깃머리’다. 소가 갖고 있는 4개의 위주머니 중 첫 번째 위와 두 번째 위 사이에 있는 두툼한 부위로 소의 내장 중 최고급 부위이다. 고단백이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도 매우 낮다.

효능도 다양하다. 양은 예로부터 원기를 보충해주고 담과 위를 튼튼히 하며 오장을 보호하는 데 효능이 있다고 전해진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보중익기 양비위(補中益氣 養脾胃)’라고 해 양은 비장과 위를 튼튼하게 하고 정력과 기운을 북돋아준다고 적혀 있다. 소화 촉진, 당뇨 개선, 해독, 살균, 이뇨, 피부미용, 피로해소, 뼈엉성증(골다공증) 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다고도 알려져 있다. 알코올 분해 작용도 뛰어난 편이다. 술안주로 먹으면 위벽을 보호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양을 이용한 요리가 별식으로 통하는 이유다. 대표적인 메뉴는 바로 ‘양구이’. 쫄깃하면서도 고소하고 뒷맛은 깔끔해 한 번 맛보고 나면 쉽게 팬이 된다.

○ 두툼한 양의 부드러운 식감, 비결은?

좋은 품질을 자랑하는 뉴질랜드산 ‘특양구이’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양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고 두툼한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 때문이다.

양대제 강성민 대표는 “양을 둘러싸고 있는 미세한 막을 일일이 손수 제거하는 것이 비법”이라면서 “이 때문에 양 특유의 냄새가 없고 질기지 않으면서 부드러운 식감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양을 씹을 때마다 ‘뽀드득 뽀드득’ 눈 밟히는 소리가 나는 것도 특징. 신선한 양을 씹을 때만 나는 소리라는 것이 강 대표의 설명이다.

불양볶음은 강원 양양군의 ‘태양초 고추’로 매운맛을 낸 양대제만의 새 메뉴다.

강 대표는 “양을 이용한 매운 메뉴를 선보인 양 전문점은 아직까지 드문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초벌구이를 하면서 ‘불향’을 입혀 담백하고, 화학적으로 매운맛을 내도록 만든 향신료 등 첨가제를 넣지 않아 감칠맛도 일품”이라고 말했다. 후식 겸 식사로 먹는 ‘양볶음밥’도 별미. 볶음밥의 특징인 느끼한 맛이 없고 밥과 함께 씹히는 양의 색다른 맛도 음미할 수 있다.

○ 양, 더 맛있게 먹자!

강 대표는 “불양볶음을 먹기 전에 특양구이를 맛보는 것도 불양볶음을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 “옅은 양념으로 숙성된 특양구이로 양 고유의 맛을 즐긴 후 먹는 불양볶음은 입 안을 개운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군 칠보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송이버섯을 넣었다고 양대제 측이 밝힌 ‘송이라면’이나 ‘송이불고기전골’도 특양구이나 불양볶음과 궁합이 잘 맞는 메뉴다. 이 메뉴에 사용되는 송이버섯은 연중 9, 10월에만 채취되는 자연산으로 산지에서 직송 받고 있다고 강 대표는 전했다. 제철을 맞아 지난달부터 특별히 선보인다는 것.

최근엔 밑반찬으로 울릉도산 ‘명이나물절임’도 제공한다. 강 대표는 “명이나물은 물량이 적어 귀하고 값이 비싼 울릉도 지역 특산물로 지인을 통해 공급받고 있다”면서 “맛깔스러운 맛을 내 양과 잘 어울리고 양을 싸먹으면 개운함을 더한다”고 말했다.

양대제는 서울 강남구 역삼동 선릉역 부근에 있다. 1인분에 2만8000∼3만 원대가 많은 일대 양대창 가격보다 20% 정도 저렴한 가격도 매력적이다. 02-558-9218

박은정 기자 ejpark@donga.com

※ 본 지면의 기사는 의료전문 정선우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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