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속 그림 읽기] 반려묘·혼밥의 시대…권윤덕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3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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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서만 지내던 아이는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면서, 겁내지 않고 집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창비 제공
집안에서만 지내던 아이는 고양이처럼 높은 곳에 오르면서, 겁내지 않고 집밖으로 나갈 준비를 한다. 창비 제공
권윤덕 씨의 ‘고양이는 나만 따라 해’는 엄마가 올 때까지 종일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아이가 주인공이다. 고양이와 아이는 엄마를 기다리며 같이 빨래를 널고 파리를 쫓고 벌레를 내려다본다. 친구들은 어울려 밖에서 뛰어노는데, 아이는 고양이와 나란히 앉아 창 너머로 친구들을 바라보기만 한다. 일하는 엄마를 둔 아이의 마음이 자연스레 헤아려진다.

묘하게도, 아이들을 위한 이 그림책이 요즘 어른들의 심정과 일치한다. 마침 ‘반려묘’와 ‘혼밥’의 시대 아닌가. 그림책 속 아이처럼 요즘 사람들은 혼자 놀고 혼자 밥 먹는다. 그렇게 혼자 지내면서도 고양이를 룸메이트로 삼아 교감을 나누고 위로를 얻는다.

집안에서만 놀던 그림책 속 아이는 고양이처럼 높이 오르고 먼 곳을 보면서 집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한다. 이 그림책은 그렇게 혼자인 요즘 사람들에게 ‘먼 곳을 바라보고 마음을 부풀려 보라’고, ‘집밖에 나가 여럿이 부대껴 보라’고 권하는 것 같다.

김지영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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