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의 궁시렁궁시렁] ‘인어공주’ 공연장 로비가 사인회로 변한 사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4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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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사인받으러 가자.”

우르르~우르르~. 발레 ‘인어공주’가 열린 12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는 때 아닌 ‘사인 대란’이 펼쳐졌습니다.

‘인어공주’는 김선희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원장이 이끄는 김선희발레단의 창작 발레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동화 ‘인어공주’에서 줄거리를 따온 이 작품은 2001년 김선희 원장의 안무로 약 20분 분량의 발레 소품에서 출발했습니다.

2008년 발레의 본고장 러시아 출신의 작곡가 드미트리 파블로프 등이 합류해 ‘인어공주’만을 위한 오케스트라 음악과 무대가 완성됐습니다. 이번 공연은 2014년 이후 3년 만의 공연이었습니다.

이 작품이 놀라운 점은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명 무용수들 대부분이 거쳐갔다는 점입니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김기민을 비롯해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수석무용수 박세은, 워싱턴발레단의 솔리스트 이은원, 네덜란드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최영규, 보스턴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한서혜,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한상이,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김리회 등이 ‘인어공주’ 출신들입니다.

이번 공연에서도 미래의 한국 발레를 이끌어갈 무용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2016년 바가노바 국제 콩쿠르 우승을 차지한 이수빈과 이상민이 주역을 맡았습니다. 이수빈은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와 라바야데르, 러시아 마린스키극장의 백조의 호수와 지젤에 객원 주역으로 초청된 가장 유망한 무용수입니다.

2015년 유스아메리카 그랑프리 파드되 1등, 2016년 바르나국제콩쿠르 3등을 차지한 이선우, 국립발레단의 기대주로 2013년 그라스 국제 콩쿠르에서 대상을 거머쥔 심현희도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들 외에도 국내 발레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50여명의 무용수들이 총출동을 했습니다.

과거와 현재, 미래의 스타 무용수들이 올랐던 무대만큼 이날 객석도 쟁쟁한 무용 스타들로 가득했습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을 비롯해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김리회·신승원,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 김현웅, 유니버설발레단의 전현직 수석무용수들이 자리했습니다. 특히 마린스키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예술감독도 이날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오직 이 공연을 보기 위해 4일 일정으로 방한했다고 합니다. 파테예프 감독은 공연 전 무대에 올라 한국 발레의 발전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5분여간 설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상상이 가시나요? 국내 최고의 전현직 발레 스타들이 관객으로 총출동한 만큼 공연 전 대극장 로비는 사인 열기로 북적였습니다. 여기저기서 사인을 받느라 길게 줄이 늘어서기도 했습니다. 물론 공연도 즐거웠지만 공연 전 로비에서도 즐거운 사전공연이 펼쳐진 셈입니다.

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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