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승 전문기자의 사진 속 인생]가족사진

이종승 전문기자 입력 2017-12-01 03:00수정 2017-12-0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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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동율. ‘가족사진 연하장’. 2017년
30년 넘게 사진기자 외길을 걸어온 석동율 선배의 가족사진 연하장은 선배의 첫아이가 태어난 1992년부터 시작됐다. 선배는 가족사진으로 연하장을 만든 이유를 “우리 가족을 지켜보고 있는 많은 분에게 잘 살고 있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어서”라고 설명했다. 처음 이 연하장을 받았을 때 ‘독특하다’ ‘부럽다’란 생각이 들었다. 활짝 웃고 있는 부부가 갓 태어난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연하장은 신선했고 화목함이 느껴졌다. 언제까지 이런 연하장을 받을까 궁금했는데 연하장은 그치지 않고 왔다.

1990년대 초반은 셀카 기능이 있는 휴대전화는 물론이고 디지털 카메라도 없었다. 삼각대를 이용해 석 선배가 직접 찍어서 인화했을 셀프 사진들은 피사체와 배경이 잘 어우러진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연하장에는 선배 가족의 기록뿐만 아니라 시대상이 담겨 있다. 선배 부부는 어느새 중년을 넘었고, 아이들이 숙녀로 변신한 게 가족의 역사라면 옷, 헤어스타일, 화장법에는 유행의 변화가 나타난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열렸던 해의 연하장은 가족 모두가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찍은 사진이었고, 세종문화회관 루미나리에가 장안의 화제였을 때는 화려한 불빛 아래서 가족들이 포즈를 취했다. 이 사진은 마침 취재를 나갔던 필자가 직접 찍어준 것이다.

1년에 한 번 가족사진 찍기가 쉬운 것 같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온 가족이 함께한 사진은 별로 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한 달밖에 남지 않은 이 한 해를 기점으로 자신만의 개성이 담긴 ‘역사’를 기록해 보길 권한다. 해마다 가족사진을 찍어 차곡차곡 모아 가면 한 가족의 역사가 될 것이다.

가족사진과 더불어 가족 개개인의 모습을 함께 찍어 놓는 것도 좋다. 남편이 아내 모습을 찍고, 아내가 남편을 찍으며 부모가 아이를 찍는 것이다. 사진에는 찍는 이의 시각이 들어가 있기에 훗날 봤을 때 가족의 변화된 모습뿐만 아니라 가족을 보는 시각도 담겨 있을 것이다. 온 가족이 모여서 찍는 경우 셀카봉을 이용한다면 더 재밌고 다양한 표정을 잡을 수 있는데, 가까운 거리에서도 넓게 찍을 수 있는 광각모드를 활용하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이종승 전문기자 uris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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