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재우고 테레비]女배우들, 배역과 패션의 불화

구가인기자 입력 2014-11-05 03:00수정 2014-11-05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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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과 편견’에서 수습검사 한열무로 나오는 백진희(위)와 ‘모던파머’의 강윤희 이장을 연기하는 이하늬. MBC·SBS 제공
검찰청 배경의 MBC ‘오만과 편견’과 SBS 농촌드라마 ‘모던 파머’를 보면서 의상에 대한 여배우의 고뇌(?)를 느꼈다. 특정 직업군을 부각한 드라마에서는 예쁘게 보여야 하는 여배우의 숙명(!)과 극 중 캐릭터가 충돌하기 마련. 배우들은 옷차림 때문에 배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난을 사기 십상이다. ‘오만과 편견’ 시청자 게시판에는 “검사가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현장검증을 다니는 모습이 불편하다”는 글도 올라왔다. 현직 여검사들과 여성 농부들에게 패션에 대한 조언을 부탁했다.

○ 수습검사 한열무(백진희)-“현장수사에선 바지 정장을”

SBS ‘검사 프린세스’ 속 공주풍 의상에 비하면 ‘오만과 편견’에서 모노톤으로 나오는 백진희 의상은 평이하기 짝이 없다. 다만 미니스커트는 (백진희의 작은 체구에는 어울리지만) 검찰청에서는 희귀한 차림이다. 현직 여검사는 “후배가 백진희처럼 입고 출근했다면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할 것”이라면서 “현장을 지휘할 때 그런 차림으로 신뢰감과 권위, 기동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하이힐에 대해선 “남성들과의 ‘기 싸움’에서 하이힐이 도움이 될 때가 있다”며 관대했다.

여검사의 패션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무채색 계열의 일명 ‘유관순 복장’이 대부분이었으나 여자 검사가 늘면서 색깔이 다채로워지고 액세서리도 화려해졌다. 한 여성 검사는 “현장검증 갈 때 핑크색 하이힐을 신은 적이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여성 부장검사는 “여검사의 개성을 살린 의상이 경직된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 마을 이장 강윤희(이하늬)-“몸뻬보단 등산바지를”

‘모던 파머’에서 이하늬는 민무늬 티셔츠에 몸뻬, 혹은 ‘꽃가라’ 셔츠에 샛노란 7분 바지를 입고 고무신이나 장화를 신는다. ‘예쁜 척 안하려는’ 노력은 가상하나(물론 미스코리아 출신인 그는 이 의상들조차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한다) 실제 농부들은 “시대착오적이거나 실용성이 떨어진다”고 혹평했다. 한 농촌 여성은 “이하늬 옷은 색상이 너무 밝아 농사를 지을 때 입긴 어렵다”면서 “출연자들이 반팔이나 반바지를 입은 모습도 보이는데 벌레 물리기 십상”이라고 귀띔했다.

수년째 주말 농사를 짓는 30대 직장인 여성은 “요즘 농부들은 몸뻬보단 울트라 스트레치진이나 기능성이 좋은 등산바지를 선호한다”고 했다. 그는 “몸뻬는 통기성이 좋아 여름에 더러 입긴 하지만 얇고 펄럭거려서 모기에게 쉽게 물린다”면서 “드라마에선 배추 농사를 짓는데 장화보다는 등산화나 운동화가 더 편하다”고 조언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오만과 편견#모던 파머#여배우#직업#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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