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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바그너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

입력 2018-10-23 03:00업데이트 2018-10-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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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하르트 바그너
차이콥스키, 말러, 푸치니. 공통점이 무엇일까요. 이 칼럼을 읽어 오신 독자라면 ‘필자가 좋아하는 작곡가들이네’라고 말할 수도 있겠군요. 그 답도 틀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다른 답을 꼽아보자면 ‘바그너를 좋아하다가 비판받은’ 작곡가들이라는 점도 공통점입니다.

차이콥스키는 초기의 관현악 작품들이 바그너의 영향을 너무 짙게 받았다는 질타를 스승인 루빈시테인 형제들로부터 받았습니다. 말러의 초기 작품들은 브람스를 위시한 보수적인 빈 음악계 원로들로부터 경원시되었습니다. 푸치니의 첫 오페라 ‘빌리’도 바그너를 연상시키는 점이 많아 당시 이탈리아 오페라 제왕이었던 베르디가 걱정을 표시했습니다.

오늘날 돌아보면 이들을 빼놓고는 19세기 말 유럽 작곡계의 풍성함은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이 세 사람뿐만이 아닙니다. ‘바그너의 세계를 교향악에 구현했다’는 평을 듣는 브루크너는 물론 시벨리우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등 셀 수 없이 많은 작곡 거장들이 바그너의 영향을 짙게 받았습니다. 바그너와 같은 해 태어난 베르디의 오페라가 ‘편하고 아름다운 살림집’을 지었다면, 바그너의 음악극은 ‘육중하고 압도적인 성당’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가 ‘음악적 건축술’의 혁신을 이루었다는 점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당대 서양음악의 음계와 화음, 오케스트라의 음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었습니다.

이런 바그너의 작품 목록에서 한가운데 자리 잡은 육중한 네 그루 나무가 ‘니벨룽의 반지’ 4부작입니다. 독일 신화에 나오는 라인강의 황금과 반지 이야기에서 시작해 신들의 이상향 ‘발할라’가 화염에 휩싸이는 장려한 장면으로 막을 내립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만, 베를린에 소련군의 포탄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항복하지 않은 히틀러도 이 같은 ‘비극적일지언정 영웅적인’ 최후를 꿈꾸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니벨룽의 반지’ 4부작이 올해부터 2020년까지 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공연됩니다. 유럽 ‘조형연극’ 개념의 대표자로 알려진 명연출자 아힘 프라이어의 손에서 태어나는 ‘반지’ 연작입니다. 첫 무대인 ‘라인의 황금’은 올해 11월 14∼18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됩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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