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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유윤종의 쫄깃 클래식感]차이콥스키의 모차르트 사랑,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 담아

입력 2018-09-11 03:00업데이트 2018-09-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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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으시나요? 친애하는 친구여, 이 점에서 우리는 너무 다르군요. 나는 모차르트를 사랑할 뿐 아니라 그를 흠모합니다. 세상에 나온 역사상 최고의 오페라는 모차르트의 ‘돈 조반니’라고 생각합니다….”

작곡가 차이콥스키가 후원자였던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게 쓴 편지의 일부입니다.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과의 서신 교류에서 늘 조심스러운 말투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 다르다’고 단언한 이 편지 구절에는 놀라움이 듭니다. 소심했던 그가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후원자의 말에 내심 얼마나 화가 났는지 느껴집니다.

모차르트에 대한 경모는 그가 다섯 살 때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져온 오르골 비슷한 장난감에서 ‘돈 조반니’에 나오는 아리아가 연주되자 어린 차이콥스키가 넋을 잃는 바람에 어머니는 바로 그 선율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했습니다. 10대 때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풍성한 선율미에 마음을 뺏기는 바람에 ‘외람되게도’ 한때 모차르트 오페라의 위대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고백했습니다.

그는 모차르트에 대한 경모를 작품으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47세 때 쓴 관현악 모음곡 ‘모차르티아나’는 모차르트의 작품 네 개를 차이콥스키 자신의 관현악 스타일로 편곡한 작품입니다. 이보다 10년 앞서 발표된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에서는 직접 모차르트의 선율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모차르트의 투명하고 감각적인 변주곡 스타일을 오마주했습니다. 첼로 독주와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작품입니다.

이 곡을 초연한 첼리스트 피첸하겐은 차이콥스키의 구성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변주의 순서를 바꾸었고, 차이콥스키는 화가 났지만 오늘날에도 피첸하겐이 재구성한 악보가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4, 15일 차이콥스키의 원래 설계대로 이 곡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클로시 페레니의 차이콥스키’란 제목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헝가리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이 곡을 원보대로 연주합니다. 현악사중주 연주로 익숙한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도 첼로 독주와 관현악 협연으로 연주됩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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