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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독서人]“명연주자의 자서전 읽으며 연주 내공 쌓아요”

입력 2012-10-20 03:00업데이트 2012-10-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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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유명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자서전을 읽으며 음악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외국 소설을 음미하며 인생을 깨닫죠.” 강동석 교수는 음악활동으로 바쁜 가운데도 틈틈이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재능기부에 앞장서고 있다. 에델만 제공
단정한 차림새와 해맑은 미소, 뛰어난 기교로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58). 연세대 관현악과 교수이자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열리는 뮤직알프여름음악캠프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그를 19일 오전 전화로 만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외국 생활을 오래했던 터라 외국 소설을 많이 읽었다고 했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를 좋아해요.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과 도전하는 모습이 꼭 예술가들의 삶과 닮아 있다고나 할까요.”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를 읽으며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기도 하고, 서머싯 몸의 ‘인간의 굴레’를 음미하며 ‘인생이란 건 순리대로 흘러가기도,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도 힘들다’는 진리를 얻기도 했다.

‘싯다르타’는 주인공이 내면의 자아를 완성해 가는 과정을 이야기하면서 노장사상과 같은 동양의 초월주의를 강조한 작품이다. ‘인간의 굴레’는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을 담은 소설. 필립 케어리라는 기형아이자 평범한 한 시민의 유년 시절부터 30세까지의 반생을 그렸다.

강 교수는 예후디 메뉴인, 조지프 시게티 등 20세기에 활동했던 바이올린 연주자들의 자서전도 즐겨 읽는다. 별로 연주되지 않은 곡들을 연주하거나 재발견하는 것으로 유명했던 메뉴인, 깊고 절제된 연주로 정평이 나 있는 시게티. 둘은 음악뿐 아니라 글로도 강 교수에게 자극을 주었다.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공연 당일에 스스로 만족하는 완벽한 연주를 해내는 건 아직도 어려워요. 그런 책들을 읽으면 내면을 다스리거나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할 때 큰 도움이 되지요.”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뉴스나 잡지도 빠뜨리지 않고 읽는다. “현실 속에서 일어나는 휴먼 드라마가 픽션보다 더 흥미로울 때가 있다”고 했다. 애정을 가지고 음악과 사람을 대할 수 있는 것도 뉴스 덕분이라는 것이다.

여덟 살에 첫 연주회를 가진 신동 바이올리니스트는 열두 살 때 동아콩쿠르에서 대상을 받은 뒤 1967년 미국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재단 콩쿠르 등에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는 유럽으로 건너가서도 각종 콩쿠르를 연달아 석권하고 최연소 심사위원으로 위촉됐다.

강 교수는 어려운 이들에게 자신의 재능을 베풀 줄 안다.

2000년부터 제약회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함께 열어 온 희망콘서트가 대표적이다. 올해로 13회째를 맞는 이번 콘서트는 17일 부산 첫 공연을 시작으로 광주(20일), 대구(21일), 서울(22)에서 차례로 열린다. 공연 수익금은 저소득·보호 아동들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행복한 홈스쿨’의 야간보호교실인 별빛학교 기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또 저소득 계층의 아이들에게 바이올린을 무료로 제공하고 레슨해주는 ‘사랑의 바이올린’ 정기 연주회에도 참여하고 저소득 아동들을 위한 마스터클래스도 진행하고 있다.

“비행기 위에서 보면 조그만 땅에서 사람들이 아등바등 제 할 일 하고 살기 바쁜 게 사소한 일처럼 보이잖아요. 사람들이 욕망을 이루고 목표를 높이 두는 것도 좋지만 한번쯤은 거리를 두고 바라볼 필요가 있어요. 모두가 자신보다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돌아보는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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