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인의 ‘구어메 투어’]<2>핀란드 헬싱키 ‘사보이’ 레스토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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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요리-서빙-디자인 4박자 환상궁합

핀란드 헬싱키 중심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레스토랑 ‘사보이’는 전망, 요리, 서비스, 디자인 등 4박자가 모두 잘 맞는 레스토랑이다. 핀란드의 대표 디자이너 알바르 알토가 디자인한 인테리어 요소들이 돋보인다. 바앤다이닝 제공
핀란드 헬싱키 중심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레스토랑 ‘사보이’는 전망, 요리, 서비스, 디자인 등 4박자가 모두 잘 맞는 레스토랑이다. 핀란드의 대표 디자이너 알바르 알토가 디자인한 인테리어 요소들이 돋보인다. 바앤다이닝 제공

계절이 어느덧 외투 하나 걸치면 됐던 가을에서 스웨터나 조끼를 껴입어야 안심이 되는 초겨울로 넘어가니 발트 해 연안의 차가운 겨울바람이 매력적인, ‘발틱의 아가씨’ 핀란드 헬싱키가 떠오른다. 이한치한이랄까. 1년 전, 딱 이맘때에 서울보다 더 북쪽에 자리 잡은 북쪽 도시 헬싱키로 여행을 떠났다. 서울의 강추위가 저리 가라 할 정도였지만 낮에는 진한 카페의 향기로, 밤에는 칵테일의 열정으로 가득한 헬싱키 거리는 추위를 잊은 채 돌아다닐 수 있는 힘을 줬다.

헬싱키에서는 평범한 레스토랑에서도 유리잔 하나, 의자 하나가 비범했다. 그중에서도 가장 가볼 만한 레스토랑을 꼽으라면 전망, 요리, 서비스 그리고 디자인 모두가 훌륭한 ‘사보이 레스토랑’이 떠오른다. 1936년에 지어진 건물 최고층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무엇보다 헬싱키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이 압권이다. 오픈 당시 신문 기록에 따르면 ‘헬싱키의 옥상 위에 떠있는 안락함’, ‘새로운 톱클래스 레스토랑’으로 표현돼 있는데 가히 그 표현이 틀리지 않았다.

디자인적으로도 빼어나다. 핀란드의 모더니즘 건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알바르 알토(1898∼1976)와 그만큼이나 막강한 실력을 갖춘 그의 아내 아이노 알토가 디자인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시선을 끈다. 사보이 레스토랑 내부에는 아이노의 묵직한 클럽 체어(안락의자), 알바르의 모던한 조명기기 등 부부의 걸작들이 곳곳에 가득했다. 알토 부부가 사망한 뒤에도 남편인 알바르가 설립한 디자인회사 ‘아르테크 디자인’의 가구들이 계속 이 레스토랑에 ‘업데이트’되면서 영원성을 이어가고 있다.

오픈 당시부터 헬싱키의 상류층이 단골이 된 이곳은 초창기에는 프랑스식 요리에 기반을 두었으나, 핀란드식 요리와 조리법이 많이 가미된 메뉴로 점차 발달해 왔다고 한다. 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는 북유럽풍의 요리와 컨템포러리 요리의 조화를 음미할 수 있다. 좋은 레스토랑의 1등 조건은 좋은 식재료를 골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인데 사보이 레스토랑은 인근의 유기농 농장, 사냥꾼, 어부, 허브 농장 등과의 탄탄한 네트워크를 자랑한다. 모든 코스 메뉴에는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이 병 또는 잔 단위로 추천돼 있다. 가격은 디너의 경우 스타터가 20∼27유로, 메인 요리가 39∼49유로 정도다. 사보이의 명물 요리를 경험하고 싶다면, 단품으로는 20∼25유로 정도인 ‘피클이 곁들여진 고기 요리(Vorschmack)’를 추천한다.

미식·여행매거진 바앤다이닝 편집이사 hiro@barndining.com

INFO
사보이 레스토랑(Ravintola Savoy)

주소 Etelaesplanadi 14, 00130 Helsinki
문의 +358 (0)9 6128 5300, www.royalravintolat.com/sav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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