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국제

[O2/핫 피플]바람둥이 정치인 남편… 보호한 여자 vs 차버린 여자

입력 2011-05-21 03:00업데이트 2011-05-21 11:17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스트로스칸과 부인 생클레르스트로스칸과 부인 생클레르
‘세계의 경제 대통령’이자 내년 프랑스 대선의 유력 후보. 세상 모든 걸 가진 듯했던 한 남자가 하루 만에 철창에 갇힌 신세가 됐다. 바로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62)다.

스트로스칸은 14일 미국 뉴욕의 한 호텔에서 여성 객실 청소원을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긴급 체포됐다. 그는 19일 IMF 총재직 사퇴를 발표했다. 성범죄 혐의와 관련해선 여전히 무죄를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사법 당국은 그가 저지른 다른 범죄까지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태도다. 프랑스 언론들은 앞 다퉈 “스트로스칸의 정치 생명은 완전히 끝났다”고 전했다.

이처럼 전 세계가 손가락질하던 순간에도 한 사람만은 그를 옹호했다. 스트로스칸의 아내인 안 생클레르(63). 스트로스칸의 세 번째 아내인 그는 15일 “남편의 결백을 믿는다. (섣부른 보도 등의) 자제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생클레르는 스트로스칸이 2008년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혐의로 조사받을 당시에도 남편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보낸 바 있다.

○ 그래도 난 당신을 믿어요

“정치인의 아내가 정치를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정치인보다 더 정치인다워야 한다.” 정치판에서 국적을 불문하고 통용되는 말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정치인의 아내라도 남편이 바람을 피운 사실에 대해 관용을 베풀 수 있을까. 생클레르처럼 유명 정치인 남편의 스캔들 이후에도 절대 지지를 보낸 여성들이 있기는 하다. 대표적인 인물은 발레리 홉슨(1998년 사망). 그의 남편은 전 영국 국방장관 존 프로푸모(2006년 사망). 1963년 영국은 이른바 ‘프로푸모 스캔들’로 발칵 뒤집혔다. 당시 프로푸모는 21세의 콜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이 콜걸이 소련군 장교의 애인이란 사실이 밝혀졌다. 프로푸모는 장관직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참전용사인 그를 전쟁 영웅으로 칭송하던 국민은 순식간에 배신자란 낙인을 찍었다. 그 가운데 아내인 홉슨만은 끝까지 남편 쪽에 섰다. 유명 여배우였던 그녀는 항상 법정에 출두해 남편을 옹호했다. 어떤 비난에도 “남편은 그때 일을 후회하고 있다. 이미 충분히 죗값을 치렀다”며 그의 편을 들었다. 이 사건 이후 이들 부부는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평생 자선활동에 투신했다.





○ 떠나고 싶지만… 그래도 남편인데

생클레르나 홉슨처럼 ‘무한 자비’를 베풀진 않았어도 고심 끝에 용서를 택한 사례도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64)이 대표적. 그는 1998년 남편인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65)과 백악관 인턴 모니카 르윈스키(37)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사실을 알게 된 후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며칠 뒤 마음을 바꿔 남편과의 결혼 생활을 유지하기로 했다.

힐러리 장관은 자서전 ‘Living History’(2003년)에서 “아내로서, 나는 빌의 목을 비틀어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는 나의 남편인 동시에, 전 세계와 미국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였다. 어찌 되었건 나는 그의 노선을 여전히 지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이에 대해선 인간적인 면에 대한 찬사와 ‘정치적 계산’이란 비판이 모두 뒤따랐다.

북아일랜드 자치정부를 이끄는 피터 로빈슨 총리(63)는 다소 특이한 사례다. 바람을 피운 사람은 그가 아닌 아내 아이리스(60)였다. 아내의 외도 상대는 서른여덟 살이나 어린 커크 매캠블리(22). 2009년 처음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됐을 때 로빈슨은 이혼을 결심했다. 하지만 그도 결국 용서를 택했다. 그는 “처음엔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기도 싫었다. 하지만 그녀는 죄책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내가 떠나면 그녀의 회복도 힘들 거라 생각해 용서했다”고 말했다.

○ 용서하기엔 너무 멀리 간 당신

결국 이별을 택한 경우도 있다. 2004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를 지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58)의 부인인 엘리자베스(2010년 사망)가 그렇다. 그녀는 남편이 정치에 입문한 뒤 헌신적으로 뒷바라지를 했다. 2004년 유방암이 발견돼 암 투병을 하면서도 남편을 따라다녔다. 2008년 남편이 비디오 촬영 여기사와 바람을 피운 사실이 밝혀졌을 때도 그를 용서했다. 하지만 지난해 초 남편이 혼외정사로 딸까지 낳았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그녀를 무너뜨렸다. 결국 그녀는 남편을 떠났고, 지난해 12월 오랜 암 투병 끝에 생을 마감했다. 물론 에드워즈에겐 한 푼의 재산도 남기지 않았다.

현재 미성년 성매매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74)의 두 번째 부인 베로니카 라리오(54)도 결별을 선택했다. 18세 속옷 모델의 생일에 참석하는 등 남편의 ‘부적절한 관계’가 잇따라 폭로되자 더는 견디지 못했다. 당시 라리오는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했다. 하지만 그의 여성들에게 줄 관심은 없다. 남편은 자녀들 파티에조차 참석한 적이 없다”며 그를 비난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64)의 부인 마리아 슈라이버(50)도 최근 별거에 들어갔다. 슈워제네거가 가정부와 바람을 피운 데다, 가정부가 그의 아이까지 낳은 사실이 밝혀져서다. 슈라이버는 17일 “가슴이 찢어질 듯 아프다. 힘들겠지만 아이들과 나의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울먹였다. 슈라이버는 2003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슈워제네거가 성 추문 사실로 위기를 겪었을 때 그의 결백을 주장해 당선에 큰 도움을 줬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