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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알 수 없는 끌림… ‘중드’ 사용 설명서

입력 2016-04-19 03:00업데이트 2016-04-19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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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자’는 1930년대 후반 중국 상하이를 배경으로 항일운동을 하는 스파이들의 활약을 그린 드라마다. 후거(사진), 왕카이, 진둥 등이 출연했다. 중화TV 홈페이지
1월 이 칼럼에서 ‘2016년 대세는 중드(중국 드라마)’라고 쓴 뒤 잇달아 중드 관련 기사(3월 7일자 A2면, 25일자 A22면)를 썼다. 혼자만 이 대세를 느낀 것은 아닌지 다른 매체에서도 중드 관련 기사가 종종 눈에 띈다. 덕분에 ‘볼만한 중드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도 자주 듣는다. 중드 본격 입문 4개월 차인 기자가 중드 입문을 위한 지침을 정리해 봤다.

중드는 시대에 따라 크게 세 장르로 나뉜다고 봐도 무방하다. 사극, 근현대극, 현대극이다. 사극은 국내 시청자에게 가장 익숙하다. 걸작 중의 걸작 ‘후궁견환전’이나 멜로 감성만큼은 최강인 ‘보보경심’, 최근의 ‘무미랑전기’ ‘신삼국’ ‘랑야방’ 등 드라마의 질도 웬만큼 보장된다. 다만 최근 컴퓨터그래픽(CG)을 퍼부은 판타지사극이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데, CG 완성도가 그리 높지 않은 데다 요괴나 마술이 뜬금없이 등장하니 주의해야 한다.

‘지뢰’를 밟지 않기 위해 특히 조심해야 하는 것이 근현대극이다. 1930, 40년대 중국 공산당의 활약을 그린 ‘주선율극(主旋律劇)’이 많아서다. 액션이 볼만하고 허우대 좋은 미남 배우들이 출연하지만 과도한 애국주의와 공산당 찬양에 손발이 오그라들 수 있다. 현재 중화TV에서 방영 중인 ‘위장자’가 상대적으로 이런 성격이 덜하다고 하니 ‘위장자’로 자신의 소화력을 시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

가장 알 수 없는 건 현대극이다. 질도 내용도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복합 장르물이 자주 보인다. 누가 봐도 영국이나 미국, 한국 드라마를 벤치마킹한 흔적이 뚜렷해 민망할 때가 많다. 포털 사이트의 중드 카페나 블로그에서 인기작을 파악한 뒤 취향에 맞는 작품을 골라 볼 필요가 있다.

중드는 작품당 적게는 30회에서 많게는 80회에 달한다. 워낙 길다 보니 드라마가 ‘시동’을 거는 데도 오래 걸린다. 한국에선 1, 2회에 다룰 내용이 10회 이상 이어지기도 하니, 좋아하는 배우를 점찍어 출연작을 보는 것이 인내심 유지에 도움이 된다. 팬층이 아직 얇아 자막을 구하기도 힘든 편. 그 대신 중화TV나 아시아앤, 채널 칭 등이 비교적 발 빠르게 유명 배우들의 최근작을 수입하고 있다.

진입장벽이 다소 높지만 호쾌함과 스펙터클, 중국의 역사관을 관찰(?)하는 재미, 유치하지만 어딘가 향수가 느껴지는 설렘까지, 중드에는 특유의 매력이 있다. 질적으로도 빠르게 성장 중이니 2016년 유망주, 중드에 시간을 투자해 보는 것이 어떨까.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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