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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연예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마술적 사실주의’ 전설적 마약왕 드라마

입력 2016-01-20 03:00업데이트 2016-01-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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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제작 ‘나르코스’
‘나르코스’는 1980년대 전설적인 마약왕 에스코바르의 일대기와 마약 카르텔의 역사를 그렸다. 넷플릭스 제공
믿거나 말거나, 우주의 기운이 하나로 모여 이 작품을 꼭 봐야 한다고 외칠 때가 있다. 8일(현지 시간)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영화 제작 욕심에 배우 숀 펜과 비밀 인터뷰를 했다가 꼬리를 밟혀 미국 마약단속국(DEA)에 붙잡혔다. 비슷한 시기인 7일 한국에서는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렇다. 1980년대 전설적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의 일대기를 다룬 드라마, 넷플릭스 제작의 ‘나르코스’를 볼 때가 된 것이다.

나르코스는 ‘마술적 사실주의’를 설명하는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세밀하게 묘사된 사실적 배경에 지나치게 이상해 믿기 힘든 일이 끼어드는 것. 문학사조인 줄만 알았던 이 단어를 드라마는 “마술적 사실주의가 콜롬비아에서 탄생한 데는 이유가 있다”며 은근슬쩍 마약상들의 역사에 끌어들인다.

드라마 자체는 사실주의에 충실하다. 에스코바르(와그너 모라)와 그에 맞서는 미국 마약단속국 수사관 머피(보이드 홀브룩)와 페냐(페드로 파스칼)를 등장시켜 콜롬비아의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이 어떻게 수습 불가능할 정도로 세력을 키웠는지를 다룬다. 수시로 등장인물의 실제 사진과 당시 뉴스 영상이 등장해 질 높은 재연 드라마가 삽입된 다큐멘터리로 보일 정도다. 마약상들의 표적이 되는 것을 우려했는지, 매회 “실화에 기초했지만…. (중략) 실제 이름, 인물 및 역사와의 유사성은 우연이며 의도하지 않았다”고 미리 눙치는 것도 잊지 않는다.

지나치게 이상해서 믿기 힘든, 한마디로 마술적인 것은 에스코바르의 삶 그 자체다. 그 전에도 마약상은 있었지만 에스코바르는 처음으로 미국 마이애미에 코카인을 팔겠다는 ‘사업 아이디어’를 생각해 낸 인물이다. 그저 그런 밀매업자에서 단숨에 세계 순위권의 부호가 된 에스코바르는 한때 정계 진출까지 꿈꾸지만 마약상이라는 정체가 드러나 곤경에 처한다. 이런 그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은(돈) 혹은 납(총알)이다. 뇌물 수백만 달러를 뿌리는 한편 거슬리는 사람은 죽인다. 자기를 잡을 증거가 보관된 대법원을 탱크로 공격하고, 자기를 미국에 인도하겠다고 공약한 대통령 후보가 타려던 비행기를 폭탄으로 날려버린다.

13일 미국 NBC가 공개한 넷플릭스 프로그램 조회수에 따르면 나르코스 시즌1은 회당 평균 32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마약 카르텔의 극단적인 역사가 대중에게 마술적으로 통한 것이다. 구스만이 자기 삶을 영화화하겠다는 제안에 혹한 것도 그럴 만하다 싶다. 기상천외한 구스만의 검거 과정 역시 그가 ‘너무 이상해서 믿기 힘든’ 마약상들의 역사에 이름을 올릴 자격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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