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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연예

[이새샘 기자의 고양이끼고 드라마]다시 셰프로 돌아온 쿠퍼, 설욕할 수 있을까?

입력 2015-11-11 03:00업데이트 2015-11-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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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시트콤 ‘키친 컨피덴셜’에서 셰프 역을 맡았던 브래들리 쿠퍼가 영화 ‘더 셰프’에서 다시 한 번 고급 레스토랑 주방장을 연기했다. 이가영화사 제공
5일 개봉한 영화 ‘더 셰프’(15세 이상)는 여러모로 10년 전 미국 시트콤 ‘키친 컨피덴셜’(2005년)의 극장판처럼 보인다. 일단 브래들리 쿠퍼가 두 작품에서 모두 주인공을 맡았다. 각각 런던(‘더 셰프’)과 뉴욕(‘키친 컨피덴셜’)으로 배경은 다르지만 고급 레스토랑 이면의 혹독한 주방 풍경을 담았다는 것도 같다. 심지어 주인공 캐릭터나 줄거리도 비슷하다. ‘더 셰프’의 애덤과 ‘키친 컨피덴셜’의 잭은 모두 젊은 시절 셰프로 깜짝 성공한 인물. 하지만 너무 이른 성공은 독이다. 두 작품은 모두 술과 약물, 여자에 중독된 채 몰락한 주인공이 재기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과정을 담고 있다.

물론 분위기는 좀 다르다. 편당 약 30분짜리 ‘키친 컨피덴셜’은 코미디다. 자제력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잭, 레스토랑 주인의 딸로 실질적인 경영을 책임지면서 사사건건 잭과 다투는 미미, 바람둥이에 도둑질이 주특기인 부주방장 스티븐, 어리바리한 막내 셰프 짐 등이 한데 빚어내는 기상천외한 사건사고가 중심이다.

그에 비해 ‘더 셰프’는 드라마에 좀 더 집중한다. 예전 동료를 규합해 레스토랑 랭엄을 연 애덤은 미슐랭 3스타를 받겠다는 집착으로 모든 것이 완벽하길 요구하며 직원들을 몰아붙인다. 한편으로는 술과 약물을 끊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홀로 견뎌내야 하는 부담까지 지고 있다. 방탕했던 과거는 다시 발목을 잡는 법. 마약을 사느라 진 빚을 받으려 건달들이 수시로 그를 찾아오고 믿었던 동료는 결정적 순간에 그를 배신한다.

재미있는 점은 ‘키친 컨피덴셜’이 시청률 저조를 이유로 한 시즌 만에 종영됐다는 사실이다. 올해까지 3년 연속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며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쿠퍼의 ‘흑역사’다. 그럴 만도 한 것이 2005년은 고든 램지를 스타로 만든 ‘헬스키친’이 처음 방송됐고 ‘아이언 셰프’ 미국판의 시즌2가 방송된 해다. 자극적인 요리 리얼리티를 맛본 시청자들에게 ‘키친 컨피덴셜’ 같은 주방 소동극이 먹혔을 리가 없다.

쓰라린 경험에서 배우기라도 한 건지 ‘더 셰프’는 ‘키친 컨피덴셜’의 자리를 빼앗았던 요리 리얼리티가 그동안 공고하게 쌓아올린 셰프에 관한 클리셰를 아낌없이 버무렸다. 셰프가 냅다 소리를 지르며 접시를 던지고 음식을 쓰레기통에 처넣어버리는 장면이 당연하다는 듯 등장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이언 셰프’나 ‘헬스키친’ 같은 요리 리얼리티가 요즘도 조미료 팍팍 쳐서 성업 중인 상황에서 이런 뻔한 레시피가 성공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쿠퍼의 설욕전은 그리 승산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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