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와 둔황’ 특별전]기마병… 교역품 실은 청동마차 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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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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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까지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7세기 지배한 당나라 위세 보는 듯

중국 간쑤 성 레이타이 묘에서 출토된 청동마차행렬.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중국 간쑤 성 레이타이 묘에서 출토된 청동마차행렬. 기원전 3세기∼기원후 3세기. 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천축(인도)과 페르시아, 아랍까지 돌아본 혜초는 동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간 걸어온 길이 고달팠던 만큼 돌아가는 길도 험난했다. 혜초는 토화라국(토카리스탄)에서 폭설을 만났을 때 그 힘겨움을 오언시로 절절하게 풀었다.

‘차디찬 눈이 얼음까지 끌어모으고/찬바람 땅이 갈라져라 매섭게 부는구나/망망대해는 얼어붙어 단을 깔아놓은 듯/강물은 제멋대로 벼랑을 갉아먹는구나/…/불을 벗 삼아 층층 오르며 노래한다마는/과연 저 파미르 고원을 넘을 수 있을는지.’

파미르 고원부터는 당나라 군대가 혜초의 눈에 들어왔다. 당시 당나라가 히말라야 쿤룬 산맥 등을 거느린 ‘세계의 지붕’까지 진출했음을 알 수 있다. 파미르 고원은 실크로드 오아시스 육로의 필수 경유지였다. 타클라마칸 사막에 들어서기 전에 들른 소륵국(카슈가르)과 구자국(쿠차)에서는 당나라 군사의 대규모 집결처도 있다고 기록했다.

한무제 때 서역으로 통하는 길이 개척된 이후 소륵국은 급속히 발전해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고 당나라는 소륵을 놓고 토번과 쟁탈전을 벌이기도 했다. 중국은 서역과 활발하게 교류하기 위해 실크로드 곳곳에 군대를 보내 영향력을 행사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는 중국 간쑤(甘肅) 성 우웨이에서 발굴된 한나라시대 청동마차 행렬이 전시돼 있다. 100여 개에 이르는 행렬은 창을 들고 말에 탄 병사, 도끼와 같은 무기를 실은 마차, 주인을 태운 차양이 있는 마차, 식량 등을 실었을 수레 등 실제 행렬처럼 구성돼 장엄한 인상을 준다.

이 청동마차 행렬을 보면 당시 교역의 범위를 넓히며 폭넓은 문물을 받아들였던 중국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청동마차 행렬 주변에는 둔황에서 장안에 이르는 길목에 있던 닝샤(寧夏) 지역의 유물도 전시됐다. 동로마 금화, 흙으로 만든 무사 인형 등이다. 중원의 농경민족과 북방의 초원문화가 만나는 지점의 특색, 7세기 이후 서역 전체를 관장했던 당나라의 영향이 서로 어우러진 실크로드 유물들이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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