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공유
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문화

[천변만화]<13>웹툰 ‘라스트’ 연재 강형규 작가

입력 2011-07-27 03:00업데이트 2011-07-27 19:1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색채감에 끌려 웹툰 시작했지만 독자들엔 무채색의 감동 전할 것”
‘무채색 만화가’ 강형규 작가는 스스로 무미건조한 작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자신의 만화 라스트의 주인공 태호처럼 
냉정함 속에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만화도 무채색의 휴머니즘을 지향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무채색 만화가’ 강형규 작가는 스스로 무미건조한 작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실제로 그는 자신의 만화 라스트의 주인공 태호처럼 냉정함 속에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만화도 무채색의 휴머니즘을 지향한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닳은 검정 슈트를 입고 무언가에 오래 굶주린 듯한 눈빛을 한 남자가 서울역 지하에서 한 무리의 노숙인들과 처절하게 싸운다. ‘올드보이’의 최민식처럼. 다음 만화속세상에 연재 중인 웹툰 ‘라스트’는 과장도 비약도 없다. 논픽션이지만 철저히 픽션의 법칙을 따른다. 한 컷 한 컷 배우가 연기하듯 만화는 진행된다. 그래서 더 몰입하게 만든다.

‘라스트’의 강형규 작가(29)를 홍익대 부근 한적한 골목길, 그의 단골 카페에서 만났다. 종업원이 알아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내온다. 10년 차 만화가라기엔 너무 어려보이는 외모. 데뷔가 빨랐다. 스무 살에 만화잡지인 ‘영 챔프’에 처음 연재를 시작한 뒤 쉬지 않고 만화를 그려왔다. 사실 웹툰에선 신인이다. 지난해 9월 만화 ‘무채색 가족’으로 웹툰에 데뷔했다. 명랑한 캐릭터, 환한 채색톤과 정반대로 슬프고 아련한 감정을 표현해 ‘웹툰 같지 않은 웹툰’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작품도 웹툰 같지 않다고 말했더니 “사실 ‘라스트’는 처음부터 영화와 함께 기획된 만화”라는 답이 돌아왔다. 현재 영화로 제작 중이며 감독은 영화 ‘심야의 FM’을 제작한 김상만 감독이 맡았다. “웹툰 ‘라스트’의 빠른 호흡과 영화의 긴 호흡은 사뭇 다를 겁니다. 같은 내용이지만 전혀 다른 언어로 바꾼 작품이죠. 주연배우는 처절한 연기가 잘 어울리는 배우가 맡습니다.” 강 작가는 주연 배우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의 만화를 본 누리꾼들은 조인성 하정우 등을 유력한 주연 후보로 꼽았다.

‘라스트’는 잘나가는 펀드매니저 장태호가 조직폭력배와 거대 기업의 사기극에 휘말려 한순간에 모든 것을 잃고 밑바닥으로 추락한 이야기다. 350억 원이 걸린 주식 작전에 실패해 곧 매형이 될 동료마저 자살하고 약혼녀는 빚과 폭력에 시달린다. 주인공은 도피해 서울역 노숙인으로 전락하지만 노숙인들의 조직적인 ‘지하경제’가 100억 규모의 대규모임을 깨닫는다. 피라미드조직 꼭대기의 서열 1위는 100억 원을 거머쥐고 호텔에서 지낸다. 밟고 올라갈 수 있는 길은 원초적인 싸움뿐. 곳을 탈출하기 위해 주인공이 벌이는 처절한 사투를 그렸다.

“같은 이야기도 어딘가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좋아해요. ‘무채색 가족'은 비틀스의 노래 ‘A day in the life’를 듣고 모티브를 얻었어요. 몽환적이면서 서글픈, 약간 처절하기도 한 노래죠. 차기작은 ‘Diamond dust’를 듣고 그렸죠.” 다양한 문화적 언어에서 즐거움을 느껴왔다는 그는 음악이라는 언어를 만화라는 다른 세계의 언어로 표현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저는 무채색의 휴머니즘을 지향합니다. 무심한 듯 건조하게 휴머니즘을 이야기하고 싶어요. ‘라스트’를 통해서도 상황 자체로 독자께 감동을 주고 싶습니다. 억지로 속이거나 (독자를) 몰고 가지 않을 겁니다. 앞으로 전개될 부분의 힌트를 준다면 서열 1위가 끝이 아니라는 것 정도.” 웹툰의 채색이 좋아 웹툰으로 전향했다는 만화가는 정작 무채색 감동을 원하고 있었다.





김진 기자 holyjjin@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최신뉴스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