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을 전망하며 읽을 책 20선’]<2>이미 일어난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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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2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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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일어난 미래/이재규 지음/21세기북스

《“인생살이와 관련된 것에 대해 종교적이든, 사회적이든, 경제적이든 미래를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러나 이미 일어난 주요 사건을 확인하는 것, 그리고 그것 때문에 다음 10년이나 20년 안에 무엇이 일어날지 파악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 뿐만 아니라 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작업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미 일어난 미래’를 확인하고 준비하는 작업은 가능하다는 말이다.”
- 이재규(전 대구대 총장·피터 드러커 전문가) 추천》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1909∼2005)가 1997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발표한 글이다. 이 글에서 보듯 드러커는 이미 일어난 것들을 놓고 앞으로 일어날 일을 예측하는 일에 능했다. 예를 들어, 그는 앨빈 토플러가 정보혁명이나 정보사회를 말하기 훨씬 전인 1950년대 말에 이미 지식사회의 도래를 예상했다. ‘자본과 노동’ 대신에 ‘지식’이 새로운 생산요소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한 것이다. 1985년에는 씨티그룹 회장 월터 리스턴에게 베를린 장벽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드러커는 1980년대 중반 “고위임원들이 받는 보수에 대해 일반 대중이 크게 못마땅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정부가 감당해야 할 주요 의제로 부상했다.

저자인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은 “드러커의 지적은 너무 앞서 갔기 때문에 정작 그의 통찰이 당대에는 무시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한다. 그는 1992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드러커를 만났고 그의 책을 22권 번역한 드러커 전문가다. 이 책은 ‘미래학자’로 분류되기도 했던 드러커의 통찰력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드러커가 현재를 활용해 미래를 읽었던 방식을 소개하면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현재’를 꼼꼼히 살펴볼 것을 강조한다.

저자에 따르면 드러커는 독립된 사건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다. 그 대신 사건들 사이의 변화무쌍한 패턴과 구성을 관찰했다. 그가 추출한 팩트는 더 큰 전체를 구성하는 중요한 원인이 됐다. 저자는 “드러커가 미래의 추세를 예견한 것은 마법이 아니었다. 그는 가설 검증보다는 스토리를 발견하는 데 더욱 흥미를 가졌다. 그리하여 구체적 행동과 대응방법을 서술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이미 일어난 미래’는 어떻게 파악하는가. 드러커는 몇 가지 기본적인 분야에 대한 탐색을 바탕으로 삼았다. 첫 번째는 인구통계다. 그에게 인구의 변화는 향후 일어날 많은 변화의 중요한 요인이다. 두 번째는 지식 분야다. 드러커는 ‘이 지식의 변화에서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가’를 물었다. 경영자라면 다른 산업, 다른 시장을 둘러봐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곳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우리 산업, 우리 시장에 새로운 패턴을 수립할 만한 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9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와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드러커 탄생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드러커의 유산을 어떻게 확산시킬 것인가를 모색했다. 이 행사들에 참가했던 저자는 “21세기에 드러커리안이 수행해야 할 과제는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재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드러커는 1950년대부터 기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이 져야 할 책임을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더 나아가 기업이 이익을 중요시하는 건 당연하지만 이익 극대화가 기업의 유일한 목표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드러커는 이익을 ‘기업 활동을 계속하기 위한 도덕적 필수요건이자 순수한 비용’으로 봤다”고 설명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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