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소통]눈으로 보는 융합적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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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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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중감각’전, 생활에 스며든 예술가적 발상들
‘희망제조공장’전, 연극-음악과 만난 현대미술

융합적 사고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사비나미술
관의 ‘다중감각’전에 선보인 레이 박의 홀로그
램 작품. 사비나미술관 제공
융합적 사고를 예술적으로 풀어낸 사비나미술 관의 ‘다중감각’전에 선보인 레이 박의 홀로그 램 작품. 사비나미술관 제공
우리 시대의 화두처럼 등장한 ‘융합적 사고’를 시각적 이미지로 펼쳐낸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마련한 ‘다중감각’전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희망제조공장’전. 굳어진 틀에서 벗어나 시각예술과 다른 분야를 연계한 개성적인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들이다.

‘다중감각’전은 정신분석학, 건축, 생활과학의 개념이 어떻게 예술가의 창의적 발상으로 구현되는지를 살펴보는 자리다. 전시에 앞서 각 분야 전문가들과 참여작가들은 워크숍을 열고 실질적 융합을 위한 소통의 자리를 마련했다. 그 결과는 회화 조각 사진 설치 영상 등 30여 점으로 선보였다.

3개 섹션 중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생활과학의 변주를 다룬 작품들이 흥미롭다. 전지윤 씨는 평범한 인물사진 같은데 스마트폰의 ‘증강현실’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보이지 않던 인물의 동작이 영상으로 재현되는 작품을 내놓았다. 홀로그램으로 사과를 재현한 레이 박, 멀티탭을 이어 붙여 조형적 구조물을 만든 정승 씨 등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심리적 변이를 주제로 1층 전시장에는 다발킴 사타 왕지원 이샛별 이재훈 씨의 작품을 볼 수 있다. 꿈에 여전사 이미지가 자주 나타난다는 다발킴은 사슴가죽과 드로잉을 결합해 여전사로 변형된 자화상을 보여준다. 왕지원 씨는 자신의 얼굴과 불교적 도상을 결합한 설치작품으로 존재에 대한 고민을 풀어낸다. 건축적 개념의 확장을 다룬 섹션에는 그림에 등장하는 건축물을 직접 모형으로 만들고 이를 사진으로 촬영한 이문호 씨, 3차원 구조물을 제작한 뒤 조명을 이용해 다시 2차원의 그림자 드로잉을 만든 김병주 씨 등이 참여했다. 부대행사로 신진작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젝트 ‘온라인 작가공모’ 등이 열린다. 전시는 4월 15일까지. 02-736-4371

‘희망제조공장’전에선 대중음악과 연극을 현대미술과 접목한 작업을 제시한다. 참여작가 이기일 전소정 씨가 각기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에서 벗어나는 길이 무엇인지를 극장이란 형식을 빌려 풀어냈다.

‘그 남자-이기일의 극장’에 들어서면 나이트클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둥근 조명이 빛을 발하고 흘러간 밴드의 가요가 들려온다. ‘김치스’ ‘피닉스’ ‘He 5’ 등 1960∼80년대 한국 젊은층을 매료한 록밴드의 대형 사진 및 영상과 당시 유행했던 가요음반 표지 등을 활용해 한국문화의 혼성과 정착과정을 돌아보게 한다.

‘그 여자-전소정의 극장’에는 작은 무대가 마련돼 있다. 작가가 만난 각국의 예술가들은 그 무대에 서서 자신의 불안과 고독을 주제로 내면의 이야기를 털어놓았고 전시에선 그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다. 17일까지. 02-3479-0114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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